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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경제 시대 종말’ 7천조원 OOO 시장의 비밀 [여행N웰니스]

권효정 여행+ 기자 조회수  

– ‘경험경제 시대’ 막 내린다

– 전통적인 관광은 휴식·레저 중심

– 웰니스 여행, 심신 건강·영적 충전 목표

– 한국, 전세계 웰니스 시장 9위 차지

– 웰니스는 단순 유행 아냐

– 기회 맞이하려면 현상 근본 이해 필요

? 매일경제 여행+는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와 함께 웰니스와 여행의 미래를 들여다보는 ‘여행N웰니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웰니스’라는 단어는 지금처럼 주목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에서부터 대기업, 지자체, 그리고 정부기관까지 웰니스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웰니스는 부동산, 호텔, 식음, 뷰티,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분야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해외에서는 웰니스 열풍이 한국보다 먼저 시작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세계 웰니스 산업 규모는 약 7천조 원에 달하며 2027년에는 거의 두 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2024 글로벌 웰니스 경제 보고서(2024 Global Wellness Economy)에 따르면, 전 세계 웰니스 산업은 전체 GDP의 5.6%를 차지한다. 1인당 연간 웰니스 지출은 706달러(약 98만원)로 의료비와 비슷하다. 이는 1인당 의류·신발(289달러, 약 40만원), 호텔·레스토랑 이용(475달러, 약 66만원) 지출보다 높다.

가장 큰 웰니스 시장 상위 5개 국가는 미국(1.8조 달러, 약 2503조 8000억원), 중국(7900억 달러, 약 1098조원), 독일(2690억 달러, 약 374조원), 일본(2410억 달러, 약 335조원), 영국(2240억 달러, 약 311조 5840억원)이다. 한국은 1130억 달러(약 157조 1830억 원)으로 9위를 기록했다. 상위 10개국이 글로벌 웰니스 경제의 70%를 차지한다. GDP에서 웰니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가는 필리핀(10.1%), 오스트리아(9%), 영국(7.3%), 미국(7%), 한국(6.8%) 등이 꼽혔다.

웰빙 vs 웰니스

웰니스란 무엇일까. 웰니스는 왜 ‘지금’ 이토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웰빙’과 ‘웰니스’라는 단어를 혼동해 사용하고 있다. 웰니스 전문가이자 럭셔리 호텔 컨설턴트인 ‘소날 우베로이(Sonal Uberoi)’는 저서 ‘더 웰니스 에셋(The Wellness Asset)’에서 웰빙과 웰니스의 차이를 설명했다.

웰빙은 자아가 깨어 있어 더 높은 차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상태를 의미한다. 웰니스는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다. 도구로는 명상, 요가, 아유르베다와 같은 힐링 모달리티(치료 접근법·Healing modality)가 있다. 따라서 웰빙 라이프스타일을 갖기 위해 웰니스를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웰니스의 철학적 배경

우리는 현재 1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변화를 겪으며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까지 다윈의 진화론, 뉴턴의 기계적인 결정론적 세계관이 우리 의식을 지배해왔다. 모든 것은 법칙에 따라 작동하며 과학은 예측 가능한 절대불변의 진리로 여겨졌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20세기 여러 검증을 거쳐 주류 과학으로 자리잡으면서 상대론적 세계관이 우리의 세계를 더 잘 설명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여기에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생태계 전체가 연결된 유기체’로 파악하는 영국 환경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이 정점에 서 있다. 자연스레 무게중심이 서양 중심 세계관에서 동양철학, 불교의 공 사상을 기반으로 한 동양적 세계관으로 옮겨졌다.

미래학자인 에르빈 라슬로와 세계적 석학인 디팍 초프라는 저서 ‘던 오브 더 웰빙 에라(Dawn of the Wellbeing Era)’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후 변화, 자연 고갈, AI의 영향 등 인간이 초래한 극단적인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설명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디팍 초프라는 마돈나, 마이클 잭슨, 오프라 윈프리 등의 영적 멘토이자 서양 의학에 동양의 자연치유를 접목한 대체의학 선구자로 유명하다.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진 지구는 점차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이 초래한 극단적인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의식 대전환’이 필요하다.

의식 대전환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서 시작된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생활 습관(마인드풀 리빙)과 몸, 마음, 영성의 조화를 통한 건강, 즉 웰빙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감정적, 이기적, 즉흥적인 판단을 줄일 수 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말한 전체적 균형에서 오는 건강과 관련이 있다. 현대에 다시 홀리스틱(전방위적) 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웰니스는 이러한 배경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웰니스와 여행,

트랜스포머티브 트래블의 부상

변화하는 경제적 세계관 역시 웰니스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원자재, 상품, 서비스와 같은 유형의 자원을 발전시켜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활동을 해왔다.

1999년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란 책을 통해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파인 2세(Joseph Pine II)와 제임스 길모어(James H. Gilmore)는 사람들이 유형 상품보다 무형 경험에 재화를 소비한다는 ‘경험 경제’ 시대를 열었다. 여행업계 대표 사례로 로컬 경험을 숙박에 접목해 기존 호텔업계를 뒤흔든 ‘에어비앤비’다.

최근 조지프 파인은 ‘경험 경제 시대’가 끝났다고 본다. 파인 교수는 ‘혁신적이고 확장된 경험에 사람들이 재화를 소비할 것’이라며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경제’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현재 파인 교수는 이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이제는 더 나은 나를 찾거나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에 돈을 쓴다. 이런 경험은 웰니스 리트리트에서 얻을 수 있다. 파인 교수는 웰니스 산업과 인생에 영감을 주는 ‘트랜스포머티브 트래블(Transformative Travel)’을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인 관광이 휴식과 레저 중심이었다면 웰니스 여행은 심신의 건강과 영적인 충전을 목표로 한다.

웰니스 산업의 미래와 한국에서의 전망

새로운 세상을 여는 오늘의 과학과 트랜스포메이션 경제 시대의 교집합에는 ‘웰니스’ 현상이 놓여 있다. 웰니스 산업 확장세는 놀랍다. 부동산, 관광, 뷰티, 의료,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가고 있다.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웰니스 부동산과 관광업계다. 2027년까지 웰니스 부동산과 관광업계 성장률은 각각 17.4%, 16.6%로 예측된다.

한국에서도 웰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웰니스는 단순 유행이 아닌 사회 변화와 지속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웰니스’란 현상 자체에만 주목하는 게 아니라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웰니스를 트렌드 소비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맞이하려면 근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웰니스 산업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한이경 폴라리스 어드바이저 대표 자문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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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정 여행+ 기자
content@www.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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