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아주 작은 나라인 만큼 사흘 정도면 웬만한 명소는 다 둘러볼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멀라이언 파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등 웬만한 야경 명소는 한번쯤 가게 된다. 럭셔리 호텔 루프톱 수영장에서 즐기는 야경도, 멋진 바에서 술과 함께 보내는 밤도 좋지만, 보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주목하자. 뻔하지 않은 싱가포르 야간 즐길거리 2가지를 소개한다.
대개 동물원을 간다고 하면 오픈 시간에 맞춰 오전 일찍부터 둘러보다가 하늘이 어둑해질 때 즈음 퇴장하는 걸 상상한다. 반나절을 투자해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여행 일정이 짧다면 고민하기 마련이다. 싱가포르에서 이런 고민은 기우다. 야간 야생 동물원인 나이트 사파리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 7시 15분에 오픈해 자정까지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동물원이다. 호랑이, 사자, 하이에나, 코끼리 등 100종 가까이 되는 900여 마리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나이트 사파리는 싱가포르 동물원, 리버 원더스, 버드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만다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운영하고 있다.
나이트 사파리는 트램을 타거나 산책로를 걸으며 관람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두 가지 모두 해보는 걸 추천한다. 주말의 경우 트램 대기시간이 길 수 있지만, 영어 가이드를 들으며 편안히 앉아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휠체어를 위한 자리도 마련돼 있어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문제없이 이용 가능하다. 트램 이용료는 입장료에 포함돼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다.
트레일 코스도 이스트 로지, 피슁 캣, 레오파드, 타즈메이니안 데빌 등 4가지로 마련돼 있다. 코스별로 입구에 총 거리 등 대략적인 정보 소개와 관람 가능한 동물을 안내하고 있다. 보고 싶은 동물을 따라 골라도 좋고, 조명으로 꾸며놓은 다리 등 테마에 따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순히 동물의 우리와 그 앞에 부착된 설명문만 이어지는 전형적인 동물원 스타일이 아닌, 야생을 탐험하며 자연스레 마주친 동물과 인사하는 기분이 든다. 갈림길이 많지만 중간 중간 직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이용객이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해 준다. 트레일 코스가 은근히 길기 때문에 편안한 신발은 필수이며 거동이 불편하면 트레일보다는 트램을 타고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매일 저녁 7시 30분, 9시, 10시(금, 토요일 한정)에는 나이트 사파리 원형 극장에서 동물 퍼포먼스가 열린다. 덩치 큰 맹수보다는 올빼미, 수달, 페넥여우, 라쿤 등 작고 친근한 동물들 위주로 사육사와 함께 공연을 펼친다. 동물원 예약 포털에서 좌석 사전 예약도 할 수 있으며 예약 없이 현장에서 남은 자리를 이용해도 된다. 밤이라 뒷좌석에서는 스크린으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일찍 방문해 앞좌석에서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기념품숍은 자정, 식당도 밤 11시까지 넉넉하게 이용 가능하다. 관람을 마치고 출출할 때 간식이나 늦은 식사를 즐기기 좋다.
늦은 시간까지 공연, 사파리 트래킹 등을 즐길 수 있어 밤에 사자, 코끼리, 기린, 사슴 등 동물들이 놀거나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이색적이다. 다만 동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조명 사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동물이 사진에 잘 담기진 않는다. 또 많은 동물들이 구석에서 쉬거나 자고 있는 경우가 많아 활동적인 동물들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또 티켓 현장 구매가 불가하니 방문 전 온라인으로 티켓을 예매해 모바일 티켓을 소지하고 방문해야 한다. 홈페이지 정가는 성인 55싱가포르달러(약 5만3500원), 3세~12세 어린이 38싱가포르달러(약 3만7000원)이지만, 티켓 예약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나이트 사파리
80 Mandai Lake Rd, 싱가포르 729826
언제 가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뉴턴 푸드 센터는 24시간 영업하는 야외 푸드 코트다. 모두 현지인들인가 싶지만 싱가포르의 한 호텔 직원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이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싱가포르 여행 필수 코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외국인이 많아 현지인들은 잘 찾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싱가포르 도심 레스토랑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 가볼만 하다. 특히 칠리크랩, 시리얼새우, 사테(꼬치요리) 등 싱가포르식 해산물 요리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가게를 돌며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면 자리로 가져다준다. 식사류, 술, 음료, 디저트 등 풍부한 선택지가 있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칠리그랩을 가성비 좋게 먹을 수 있기로 유명하다. 그밖에도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고 만족스럽게 먹었던 메뉴는 해산물 국수 요리인 호키엔 미(hokkien mee), 치킨 라이스, 닭고기 사테, 로컬식 가오리 요리(BBQ Stingray), 사탕수수 주스 등이었다. 가격은 요리 및 양마다 다르지만 대개 한 메뉴당 15~20싱가포르달러(약 1만5000원~2만원) 내외다. 시장치고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양이나 질이 비싼 레스토랑에 크게 뒤처지지 않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시장이지만 화장실과 손 씻는 장소가 깨끗하고 넓게 마련돼 있는 점이 편리했다. 다만 메뉴 선택에 있어서는 실패 사례도 종종 있는 편이니 리뷰를 통해 추천하는 가게 및 메뉴를 파악해 가는 것이 좋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 저녁시간대의 경우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으니 도착하면 서둘러 주문을 하는 게 좋다. 야외 좌석으로만 구성되다 보니 벌레나 무더위 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카드결제가 안 되는 가게도 있으니 현금을 준비해가자. 간혹 뱀이 출몰한다는 후기가 있다. 잔디 근처 자리에 앉게 되면 유의하는 게 좋겠다.
뉴턴 푸드 센터
Newton, 싱가포르
싱가포르=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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