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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오픈 전부터 문의 빗발쳐… 홍콩 사람들도 뷰 보러 호캉스 간다는 이 호텔

홍지연 여행+ 기자 조회수  

홍콩은 코로나 기간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였다. 펜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를 시작한 2020년 전에도 홍콩에는 악재가 있었다. 2019년 불거진 민주화 시위로 인해 여행을 떠나기 불안정한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마지막 홍콩 여행이 2018년이었다. 5년 만에 다시 홍콩을 다시 찾은 이유는 리젠트 홍콩 호텔이 약 23년 만에 문을 연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정식 오픈 전 부분 운영을 할 당시부터 호평이 자자했던 리젠트 홍콩을 직접 찾아가봤다.

# ‘전설의 귀환’

현지인들도 극찬하는

최고의 뷰 호텔

홍콩은 호텔 맛집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때 홍콩을 리트머스 시험지로 삼는다. 웬만한 럭셔리 브랜드는 전부 홍콩에서 만날 수 있다. 로컬 호텔도 만만치 않다. 만다린 오리엔탈, 페닌슐라 등 홍콩에서 시작한 전설 같은 브랜드가 있다.

홍콩 여행을 계획할 때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포인트가 한두 개가 아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호텔 선택이다. 누구는 전망을, 어떤 사람은 호텔에 무슨 맛집이 있는지 위치는 어떤지, 꼼꼼히 비교해 호텔을 고른다. 최근 홍콩에 전망과 맛집, 역사와 전통 모든 것을 충족하는 완벽한 호텔이 문을 열었다. 2023년 11월 그랜드 오픈한 리젠트 홍콩이다.

리젠트 홍콩 오픈을 가장 반기는 것은 홍콩 사람들이다. 1980년 처음으로 문을 연 리젠트 홍콩은 2001년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자리를 내주고 사라졌다. 그리고 22년 만에 본래 자리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홍콩이 가장 찬란했던 시기, 영광을 함께했던 전설 같은 호텔의 귀환을 홍콩 사람들은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홍콩 사람들에게 홍콩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 무엇이냐 물으면 가지각색의 답변이 돌아온다. 곧 100주년을 앞둔 페닌슐라, 홍콩 호텔의 자존심 만다린 오리엔탈 그리고 온갖 글로벌 브랜드가 차고 넘치는 홍콩에서도 뷰가 가장 멋진 호텔을 꼽자면 답은 거의 똑같다. 빅토리아 하버를 고스란히 품은 리젠트 홍콩(구 인터콘티넨탈 홍콩)이다.

# 새 호텔이라며…

보자마자 깜짝 놀란 이유

리젠트 호텔은 작년 연말부터 문을 열었다. 2022년 12월에는 레스토랑 운영을 시작했고 2023년 3월부터 객실 일부를 판매했다.

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니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첫인상은 생각보다 올드하다는 느낌이었다. 호텔 외관과 진입로는 40년 모습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정문 앞 풍경이다. 로터리 가운데 분수는 40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 돌로 된 바닥에 차바퀴가 부딪히고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아득해지면서 4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호텔 안으로 들어서면 더 놀랍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장 멀리 있는 풍경이다. 3층 높이를 터서 만든 통창을 통해 빅토리아 항구의 모습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호텔 로비의 주인공은 빅토리아 하버뷰다. 육중한 샹들리에는 리젠트 홍콩에 애초부터 필요 없었다. 체크인 데스크도 약간 옆으로 빗겨놨다.

40년 전 리젠트 홍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새 호텔에 찾아와 가장 먼저 가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체크인 데스크 옆 대리석 계단이다. 2층으로 이어지는 육중한 계단은 40년 전 호텔에 있던 모습 그대로다. 이 계단을 배경으로 수많은 커플이 결혼사진을 찍었다.

화려한 창밖 풍경과 달리 로비 내부는 차분한 느낌이었다. 화강암 바닥과 벽 등 대부분 어두운 색이었다. 쨍한 조명도 없었다. 하버뷰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로비 곳곳을 채운 예술 작품이었다. 오래된 창고에서 찾아낸 그림을 병풍처럼 지그재그로 전시했는데, 액자에서 은은하게 빛이 나 조명 역할까지 한다. 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대신 리젠트 홍콩 로비에는 16개 기둥으로 된 유리 조명 작품이 있다. 유리로 만든 벽돌 안에 조명이 있는데 시간대에 따라 색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 빅토리아 하버

액자가 걸린 객실

객실은 클래식 하버뷰 룸이었다. 둥그런 손잡이가 안으로 옴폭 들어간 문을 열고 들어가자 벽 하나에 액자처럼 걸린 빅토리아 하버뷰가 보였다. 로비에서 그렇게 감탄했는데 방에 들어와서 보니 또 탄성이 터졌다. “우와” 감탄하면서 사진만 찍었다. 방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빨리 해가 지고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화려한 야경 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객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모습이 머릿속으로 계속 재생됐다.

아쉽게도 클래식 하버뷰 룸 침대는 창문과 나란히 놓인 구조였다. 대신 통창 바로 앞으로 데이베드가 길게 놓여있어 그곳에 걸터앉아 야경을 보면 된다. 한껏 전망을 구경하고 객실 곳곳을 살펴봤다. 문 정문으로 보이는 옷장. 옷장 사이즈가 넉넉해 커다란 캐리어가 들어가고도 문이 닫혔다. 신발을 놓는 곳도 분리되어 있어서 좋았고 옷걸이도 많았다. 변기가 있는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었고 세면대도 두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샤워부스가 따로 있는데 개방형이었고 절반만 유리벽으로 막혀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욕조였다. 곡선미가 살아있는 부드러운 질감의 욕조에 앉으면 자연스레 먼발치 창문과 마주 보게 된다. 욕실은 어두운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바닥을 맨발로 밟으면 약간 차가운 느낌이다. 물이 생각보다 잘 마르지 않는 것 같았다. 전날 샤워한 흔적이 다음날 아침까지 그대로 있었다. 대나무 칫솔과 빗, 면도기, 머리끈과 손톱 가는 끌 등 다양한 욕실 제품이 구비되어 있었다. 샴푸, 린스 같은 욕실 용품은 전부 큰 용기에 담겨 있다. 비누는 세면대와 욕조에 각각 있었는데, 두께가 다른 것이 용도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게 제작한 것 같다. 그밖에도 욕조는 배스솔트와 작은 용기에 담겨 있는 바디 워시, 몸 닦을 때 쓰는 작은 타올 등이 있었다.

어두운 욕실과 침실 공간은 다른 듯 비슷했다. 다른 점은 침실은 욕실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다.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활용한 톤온톤으로 꾸며 차분한 느낌이다. 욕실과 달리 침실 바닥은 전체가 카펫으로 되어 있다. 카펫은 신발을 신고 밟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밝은 베이지색이다. 호텔은 의도적으로 밝은색 카펫을 택했다. 어두운 카펫은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밝은색 카펫의 경우 더러운지 깨끗한지가 한 눈에 보인다.

호텔 디자인 총괄을 맡은 것은 홍콩 출신 디자이너 치윙로(Chi Wing Lo)였다. 가구 디자인으로 시작해 인테리어 디자이너, 건축가로 이름을 알린 치윙로는 생활 동선에 입각해 방 구조를 만들고 가구를 디자인했다. 예를 들어 방 안에 있는 의자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판과 등받이가 돌아가도록 고안했다. 앉을 때 의자를 끌어 뺄 필요 없이 등받이를 돌려 앉으면 된다. 서랍장 윗 판 모서리에 턱을 만들었다. 서랍장 위에 캡슐 커피머신과 물이 놓여있는데 혹시나 잘못해 액체를 흘려도 턱 때문에 카펫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조명과 커튼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 USB 포트와 콘센트가 침대 양옆에 각각 있다. 티비 밑 서랍장에 미니바가 들어가 있다. 탄산과 탄산수, 주스와 맥주는 무료로 제공된다. 객실 면적은 38㎡다.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 잠자리를 정돈해주는 턴다운 서비스를 진행한다. 원하는 베개를 선택할 수 있고 아이크림과 수분 크림 등을 가져다 준다.


# 미쉐린 2스타 중식당부터

옛날 분위기 고스란히 살린 바까지

미식 강조한 리젠트 홍콩

식음업장 부대시설은 ‘더 스테이크 하우스’, 중식당 ‘라이 칭 힌’, 뷔페 레스토랑 ‘하버사이드’, 일식당 ‘노부’, ‘큐라바’, ‘로비 라운지’ 등이 있다. 라이 칭 힌은 미쉐린 2스타를 받았다. 신비감을 주는 옥을 테마로 공간을 꾸며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신선한 해산물은 물론 육류를 활용한 다양한 광동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큐라바는 12월 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전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어디든 하버뷰가 보이도록 좌석을 배치해 연말마다 펼쳐지는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명당으로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앤티크 전문점을 뒤지고 경매에 참여하면서 구매한 가구로 공간을 채웠다. 와인과 위스키,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를 맛볼 수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가 섹션도 갖추고 있다.


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전 세계 각지의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메뉴에는 ’한우‘도 들어가 있다. 독일 명품 커트러리 브랜드 ’네스묵‘을 사용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버사이드에서의 아침 식사 시간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으면서 하루 시작을 준비한다. 김치 넣은 떡볶이 요리도 있었다. 쭉 훑어보다가 뭔가 김치찌개 같은 비주얼을 발견해 이름표를 읽으니 떡볶이였다. 홍콩식 면 요리가 특히 맛있었다. 신선한 주스와 각종 딤섬 등 먹을 것이 너무 많아 최소 2시간은 잡고 여유롭게 와야 할 것 같다.


클럽 라운지에서는 조식과 애프터눈 티, 저녁 칵테일 등 언제든 먹고 마시는 것이 가능한 공간이다. 직원이 상주해 여행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요청하고 상담할 수 있다. 하버사이드보다 훨씬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조식을 맛볼 수 있다. 메뉴판을 보고 달걀 요리나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된다. 각종 과일과 빵, 음료를 제공하는 뷔페 섹션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으면 된다. 클럽 라운지 이용이 포함된 객실을 예약하거나 추가 요금을 내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11월 홍콩 날씨는 오락가락했다. 사흘 내내 해를 볼 수 없었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야외수영장은 그냥 구경만 해야 했다. 대신 24시간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했다. 객실 카드 키를 찍으면 문이 열린다. 테크노짐 기구로 채워진 피트니스센터에서 시티뷰를 바라보며 운동을 할 수 있다.

홍콩=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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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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