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관광지 인프라와 단체관광 상품이 열악해 재방문 유도가 어렵다고 현지 업계에서 전했다.
지난 12일 대만 중앙통신사 보도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 대만을 찾는 한국 관광객의 숫자가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 또한 다수 한국인이 대만을 처음으로 찾았다. 개그맨 김재우와 배우 위하준을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등 대만 관광청이 여러 캠페인과 이벤트를 진행한 덕이라고 중앙통신사는 분석했다.
그러나 인프라와 단체관광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 대형 여행사와 다년간 협업해 온 대만의 한 여행업 관계자는 “코로나 후 대만을 찾는 한국인 중 다수는 ‘드디어 여기가 어떤 곳인지 확인한다’는 심정으로 처음 방문한다. 하지만 지우펀, 스펀, 예류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명소의 공공시설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업계 인사는 “대만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많지 않고 기존 명소 시설도 계속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루 1만6000명까지 찾는 지우펀 거리의 경우, 길이 좁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도 낡고 더러워 관광객이 사용할 엄두를 못 낸다. 예류는 현재까지도 관광버스를 안전히 정차하고 손님이 승하차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해당 업계 인사는 “20여 년간 변하지 않는 투어 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 여행업계는 계속 중남부 등 기타 지역도 투어에 포함하려 하고 있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 늘 비슷한 일정 기획과 기존 명소의 안 좋은 인상이 한국 관광객의 새로운 명소 방문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성세대에겐 여행사가 제공하는 투어 일정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한국의 젊은 층은 대만 여행 시 자유 여행을 주로 택하나, 연령대가 높은 여행객은 투어 상품 기획과 현지 이벤트 다양성이 재방문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이후 투어를 통해 처음으로 대만을 찾은 60대 한국인 김 모 씨는 “사원과 풍경을 조금 본 기억밖에 없다”며 한국과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라고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업계 인사는 “단기적으로 한국 관광객이 대만을 많이 찾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만을 찾는 한국 관광객의 자유여행과 단체여행의 비율은 약 6대 4다. 기존 단체여행 외 ‘소규모 단체여행’이 코로나 이후 신흥 여행 종목으로 주목받는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인원수가 적어 탄력적으로 일정을 운영할 수 있으며 쇼핑도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기사 댓글에는 ‘인프라가 안 좋은 것은 사실’, ‘더럽고, 볼 것도 없고, 바가지를 씌우는 곳에 왜 오겠나’ 등 자국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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