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지만 동시에 가장 작은 대륙이기도 하다. 6개의 주와 2개의 준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고유한 문화와 환경, 리듬을 갖고 있다. 호주는 자치령으로 애시모어 카르티에 제도, 크리스마스 아일랜드, 코코스 제도, 저비스 베이 테리토리, 코럴해 아일랜드 등을 관할하고 있다. 여행플러스는 호주관광청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의 대표적인 자치령들을 소개한다. 천혜의 자연이 숨 쉬는 명소, 흥미진진한 역사와 절경을 자랑하는 섬들을 만나보자.
호주 본토보다 아시아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있는 크리스마스 아일랜드는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인도양의 갈라파고스’라는 별명을 가진 이 섬은 붉은 게, 바다 새, 고래상어 등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는 호주 서부 해안의 퍼스에서 직항으로 약 4시간이 걸린다. 퍼스에서 출발하는 일부 정기 항공편은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에서 95분 거리에 있는 코코스(킬링) 제도(Cocos (Keeling) Islands)를 먼저 들른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의 공항에서 섬의 하나뿐인 마을까지는 렌터카, 택시 및 셔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공항 교통편은 숙박 업체에서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의 우기와 건기는 비교적 뚜렷하며 낮 기온은 연중 내내 따뜻한 편이다. 대게 건기는 5월에서 9월까지 지속되고 우기는 10월에서 4월까지다. 하지만 건기에도 비가 올 확률이 있으므로 항상 우산이나 비옷을 챙기는 게 좋다. 매년 11월 중순과 12월 중순에는 붉은 게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이동하는데, 이 시기에는 6000만 마리의 육지 붉은 게가 숲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에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물이 맑은 60여 곳의 다이빙 명소를 만나볼 수 있다. 가족 운영 회사인 웻 앤 드라이 어드벤처스(Wet ‘n’ Dry Adventures)를 통해 곧바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회사가 야생 동물에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철학을 갖고 있는 만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다이버의 최대 인원은 6명이다. 11월과 4월 사이에는 고래상어와 쥐가오리가 플랑크톤을 취식하러 먹이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다이빙 탐험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코코스(킬링) 제도(이하 코코스 제도)는 27개의 아름다운 섬이 거의 완벽한 원형을 그리고 있으며 2개의 섬에만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코코스 제도를 가려면 퍼스에서 크리스마스 아일랜드를 경유해 이동해야 한다. 코코스 제도로 가는 항공편은 일주일에 2번 운행하며 코코스 제도 공항은 웨스트 아일랜드에 있다. 공항은 섬에 있는 대부분의 숙박시설에서 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자동차나 스쿠터, 자전거로 주변을 쉽게 둘러볼 수 있다.
코코스 제도는 연중 내내 열대 기후로 밤에도 기온이 24°C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3월과 7월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높은 강우량을 갖고 있지만 강한 바람이 불어 카이트 서핑을 하기에 최적의 시즌이기도 하다. 코코스 제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행사는 바로 홈 아일랜드에서 라마단(Ramadan: 이슬람 신도들이 금식을 하면서 지정된 시간에 기도를 드리고 불우한 이웃에 자선을 베푸는 것) 종료를 축하하며 열리는 하리 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 행사다. 이슬람 달력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축제인 하리 라야 푸아사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멋지게 차려 입고 훌륭한 음식을 준비해 즐긴다.
남동풍이 부는 6월부터 10월까지 코코스 제도의 라군은 카이트 서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제퍼 카이트 투어(Zephyr Kite Tours)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강사와 함께 하는 카이트 서핑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초보자라면 허리 높이의 안전한 환경에서 서핑이 가능하고 숙련된 라이더라면 넓은 곳까지 나가 새로운 기술을 연습하며 라군을 탐험할 수 있다. 카이트 서핑 중 석호를 건너는 동안 아래를 내려다보면 물고기 떼, 거북이, 흑기흉상어(blacktip reef shark) 등을 발견할 수 있다.
호주 이스트 코스트에 있는 노퍽 아일랜드는 과거 타히티어와 18세기 영어를 사용하는 후손들이 정착한 곳이다. 아일랜드에 방문하면 현지인들이 푸근한 현지 인사로 맞이해준다. 노퍽 아일랜드는 브리즈번 또는 시드니에서 2시간~2시간 반 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항공편 말고도 P&O 크루즈를 이용하면 시드니 하버에서 출항해 노퍽 아일랜드 크루즈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노퍽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섬의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현지 투어 업체가 많고 자전거를 빌려 섬을 둘러볼 수도 있으니 참고해보자.
노퍽 아일랜드는 호주의 따뜻한 봄부터 여름인 9월에서 11월 사이에 방문하기 가장 좋다. 학교 방학 기간이나 공휴일은 성수기로 호주 현지인들이 노퍽 아일랜드에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붐비는 것을 싫어한다면 이 시기를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6월 8일에는 바운티의 날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 날은 반란과 핏케언(Pitcairn) 섬의 조상들이 모레이셔(Morayshire) 배를 타고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기 때문에 노퍽 아일랜드만의 전통 분위기를 경험해 볼 수 있다.
호주에서 새로운 라군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노퍽 아일랜드의 초승달 모양 에밀리 베이 라군(Emily Bay Lagoon)을 방문해야 한다. 에밀리 베이 라군은 열대 해변으로 물과 모래가 매우 맑아 물 아래에서 물고기가 지나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특히 스노클링을 하면 썰물 때 네온처럼 밝은 물고기가 산호 주위를 누빈다. 킹스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의 일부인 만큼 에밀리 베이 라군에는 산호와 아네모네를 제외하고도 60종 이상의 해양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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