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정부가 에어비앤비 단속에 나섰다. 주거난 원인으로 지목돼 곳곳에서 규제에 나선 에어비앤비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도 관광지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영국 더 미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중심부의 대표적 관광지 로열 마일에 사는 데이비드 르파지(23)와 엘라 모티머(22)는 아파트 블록에 거주민이 자신들뿐인 것을 발견했다. 나머지 집은 모두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임대용으로 등록된 숙소였다.
이 커플은 여기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좋은 점은 ‘해당 건물에 오래 머무는 이가 없기에 누구도 귀찮게 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점이었다. 즉 장기적으로 이웃과 갈등이 생길 소지가 애초에 없는 것이다. 카페 직원인 데이비드는 “이곳에 오는 대부분 사람은 여기를 호텔처럼 여긴다”라고 말했다.
나쁜 점은 모르는 이들이 항상 찾아와 길을 물어보거나 초인종을 울리는 것이었다. 대학원생인 엘라는 “저녁에 집에 오면 길을 잃은 사람들이 게이트 앞에 서 있다가 내게 질문을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보안 게이트를 열어두거나 게이트를 쾅 소리가 나도록 세게 닫는다”라고 엘라는 전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반사회적 행동과 저가 부동산 위기를 막기 위해 휴가 목적 단기 임대 부동산(Short-term Let, STL) 수를 줄이는 허가증 제도를 도입했다. 주택 단기 임대 행위를 유료 허가제로 바꿔 장‧단기 임대 주택 수량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였다. 저가 부동산 위기란 ‘비교적 저렴한 주택의 집주인이 높은 수익률의 단기 임대만 선호해 현지인 주거난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작년 10월 발효된 해당 제도는 이번 달 1일까지 허가증을 신청하도록 했다. 허가증이 없으면 더 이상 단기 임대 주택을 운영할 수 없다.
여행지에서 편리하게 숙소를 구할 수 있어 각광받았던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지에서 ‘규제 철퇴’를 맞고 있다. 미국 뉴욕,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피렌체, 덴마크 코펜하겐, 말레이시아 페낭 등 도시도 개인 주택 에어비앤비 숙소 제공을 규제하고 있다.
한국도 현행법상 도심 개인 주택은 외국인에게만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할 수 있으나 단속이 어려워 규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서울에서 운영 중인 에어비앤비 숙소 중 90%는 불법 운영 중으로 추정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미등록 숙박 영업 적발 업소 중 72%는 에어비앤비 숙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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