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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친뷰’ 200년 넘은 호텔, 재개장한 모습 보니

권효정 여행+ 기자 조회수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 섬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럭셔리 호텔로 재탄생했다. 1822년에 처음 문을 연 호텔 라 팔마(Hotel La Palma)가 지난 6월 2일 재개장했다. 200년 전 원래는 로칸다 파가노(Locanda Pagano)라는 이름의 호텔이었다.

호텔 라 팔마는 글로벌 사모투자사인 루벤 브라더스(Reuben Brothers)가 소유하고 있다. 외트커 컬렉션과 협업해 호텔을 탈바꿈했다. 외트커 컬렉션(Oetker Collection)은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전 세계에 걸쳐 12개의 호텔·리조트를 갖고 있다. 각 호텔은 랜드마크이자 오랜 역사를 품은 장소다.

호텔 라 팔마 인테리어는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란시스 술타나(Francis Sultana)가 맡았다. 이탈리아 현지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 특히 그가 디자인한 비치 클럽 ‘다 지오이아 바이 라 팔마(Da Gioia by La Palma)’는 카프리 섬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노을과 함께 저녁으로 바뀌는 풍광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오간다. 42개의 일광욕 선베드와 전담 팀이 서비스하는 별도의 프라이빗 해변(최대 8명까지 수용 가능)을 갖추고 있다.

호텔 라 팔마는 카프리 섬 유명 관광지인 피아제타(Piazzetta) 광장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두 개의 레스토랑과 바, 프라이빗 비치 클럽, 수영장, 그리고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헤리티지의 재발견

외트커 컬렉션의 11번째 호텔

호텔 라 팔마는 외트커 컬렉션의 11번째이자 이탈리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호텔이다. 200여년 전 ‘독특하고 우아한 지중해 휴양지’라는 콘셉트로 처음 문을 열었던 원래의 호텔은 다시 한번 섬에서 가장 세련된 호텔로 거듭났다. 약 2년 반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객실 수를 80개에서 50개(18개의 스위트룸을 포함)로 대폭 축소했다. 대신 각 객실에는 전용 발코니 또는 테라스를 완비했다.

호텔 라 팔마는 카프리의 명소들과 접근성이 좋다. 피아제타로 잘 알려진 움베르토 1세 광장에서 불과 몇 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카프리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아우구스투스 정원(Giardini di Augusto), 비아 크룹(Via Krupp) 등을 방문하기에도 좋다.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 담은 호텔

역사적인 공간의 현대적인 재해석

호텔 라 팔마의 리노베이션은 프란시스 술타나가 전담했는데 그의 첫 번째 호텔 프로젝트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다. 욕실의 수전부터 레스토랑 의자까지 모든 것을 직접 디자인하는 등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세심함과 엄격함을 적용했다.

호텔 내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지중해의 차분한 청색과 녹색 그리고 청녹색이 조화롭게 어울리게 했다. 질감을 살린 디자인은 객실을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또한 모든 객실은 프란시스 디자인의 시그니처인 대리석과 브론즈로 장식한 욕실로 이어진다. 프란시스는 이 호텔의 역사성과 지리적 특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명한 이탈리아 장인과 카프리 현지 장인에게 의뢰한 예술작품과 수제 라탄 가구, 욕실 장비를 설치했다.

그는 “카프리는 정말 사랑하는 섬이다. 호텔 라 팔마는 새로운 생명을 얻은 상징적인 호텔로 20대 초반에 카프리에 처음 방문했을 때 첫 눈에 반했던 특별한 기억을 디자인에 반영하고 싶었다”라며 “영감을 주는 이 위대한 섬을 반영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200여년전 운영됐던 호텔 라 팔마의 전신인 로칸다 파가노(Locanda Pagano)는 예술가들이 머물며 숙박 요금 대신에 예술 작품을 남겨두었던 장소였다. 술타나는 이런 특성을 살리고 싶었다. ‘프레스코화를 재창조한 예술가’로 불리는 로베르토 루스폴리(Roberto Ruspoli)의 프레스코화로 로비를 감각적으로 꾸몄다.

방문객은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루스폴리의 천장 프레스코화를 마주하게 된다. 발을 내딛으며 이탈리아와 카프리 섬의 먼 과거를 떠올리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한 장소로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한다.

800년 전통의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가 최초로 어메니티를 선보이는 곳

바다에서 하루를 보낸 후에는 호텔로 돌아와 라 팔마 스파를 즐겨보자. 웰니스 공간에는 더블 스위트룸을 포함한 세 개의 트리트먼트 룸이 있다. 소금방, 사우나, 터키식 목욕탕, 감각적인 샤워 시설을 갖춘 습식 사우나도 있다.

또한 1221년에 설립된 8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가 호텔 최초로 라 팔마의 욕실 어메니티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바다 전망 감상하는 레스토랑

끝없는 미식의 향연

호텔 라 팔마는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로 꾸몄다. 셰프인 제나로 에스포지토(Gennaro Esposito)가 이끄는 레스토랑, 바, 그리고 테라스의 음식들은 미식가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는 나폴리 비코 에쿠엔세(Vico Equense)에 위치한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토레 델 사라치노(Torre del Saracino)를 지난 23년간 운영해왔다.

1950년대 카프리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제나로의 레스토랑(Gennaro’s restaurant)’은 정갈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카프리의 낭만을 품은 소박하고 정통적인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카프리의 번화한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 ‘제나로의 테라스(Gennaro’s terrace)’는 이탈리아 정통 요리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비앙카(Bianca)’는 화려한 루프탑 바를 자랑한다. 먼 바다의 전망을 감상하며 늦은 시간까지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에스포지포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비앙카는 섬의 아지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텔은 수영장 바 ‘아쿠아 바 앤 풀(Aqua Bar & Pool)’을 갖추고 있다.

외트커 컬렉션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고 있다. 호텔 라 팔마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조명과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 객실 내 QR 코드를 이용해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어메니티는 리필이 가능하게끔 했다. 피트니스 센터는 24시간 운영한다. 호텔 예약은 성수기에는 최소 5박, 비수기에는 3박 이상 투숙해야한다.

사진= 외트커 컬렉션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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