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85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90년대 초 붕괴 위기…국제적 노력으로 안정 되찾아
위성 및 지상 관측으로 작은 변화도 알 수 있어…내년 자료 공개 예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피사의 사탑’이 착공 850주년을 맞았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9일 이탈리아 피사의 오페라 델 두오모 박물관에서 개최된 850주년 기념식에서 전문가들은 탑의 안전을 보장했다. 앞으로도 걱정 없이 탑을 활용해 ‘코믹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피사의 사탑은 안전합니다.” 1000년 동안 탑이 속한 성당 부지를 관리해온 단체 ‘오페라 델라 프리마지알레 피사나’(Opera della Primaziale Pisana, 약칭 OPA)의 회장 안드레아 마에스트렐리(Andrea Maestrelli)가 기념식 기자 회견에서 말했다.
붕괴 위기 있었던 피사의 사탑
피사의 사탑이 늘 안전했던 것은 아니다. 1173년부터 1178년까지 공사 도중 탑이 기울자 약 100년간 건설을 중단했다. 이후 기울기에 맞춰 1272년~1278년 2차 공사, 1360~1372년 3차 공사를 했지만 기우는 것을 막진 못했다. 원인은 약한 지반과 3m에 불과한 기초공사였다. 높이 58m 무게 1만 5000t의 건물을 세우는 데 3m는 턱없이 부족했다. 놀랍게도 약한 지반은 600년간 4차례 이상 강한 지진을 버텨낸 이유가 되기도 했다.
90년대 초반 기울기는 수직선에서 4.5m로 최대치에 이르며 탑은 붕괴 위기에 처했었다. 이를 되돌리는 데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무려 11년간의 공사가 진행돼 2001년 11월 탑을 일반에 재공개했다. 기울어지는 반대쪽 지반에 구멍을 내 흙을 파내는 공법을 사용했다. 현재 기울기는 수직선에서 4.1m다. 향후 200년 정도는 안전할 것이라고 한다. 2018년 기준 2001년보다 4㎝가량 탑이 상승하기도 했다.
위성 관측으로 보장된 밝은 미래
전문가들은 탑의 미래가 더욱 ‘밝다’고 한다. 이제 위성과 지상 관측을 통해 탑에 발생하는 아주 작은 변화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피사의 사탑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관측되는 기념물 중 하나다.
“피사의 사탑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관측 시스템의 연구 사례입니다.” OPA의 기술 디렉터 로베르토 첼라(Roberto Cela)가 설명했다. 이탈리아 문화재청과 OPA의 합의가 이뤄진 덕분에 전문가들은 위성 관측과 지상 관측 자료를 통합해서 탑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관측 성과는 1년간 지속되는 기념식의 일환으로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피사의 사탑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유 낙하 실험을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갈릴레오의 제자 중 한 명이 지어낸 것이라고 한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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