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인 마요르카 해변 7곳에서 관광객을 속이려는 가짜 표지판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유로뉴스(Euro News) 등 외신은 마요르카 곳곳에서 보이는 이 표지판의 정체와 사건의 배후에 대해 보도했다.
문제의 표지판은 ▲칼라 모란다 ▲에스 칼로 ▲칼라 페티타 ▲포르투 크리스토 ▲칼라 무르타 ▲칼라 마그라네르 ▲칼라 보타 등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해변에서 등장했다.
표지판에는 위험 경고를 나타내는 기호와 영어, 스페인어가 함께 쓰여 있다. 영어로는 ‘낙석 조심’, ‘해파리 위험구역’, ‘오수로 인한 오염 주의’ 등 경고문구가 적혀있다. 그 아래 작은 글씨의 스페인어로는 ‘낙석이 문제가 아니라 관광객이 문제’, ‘외국인과 해파리가 없는 해변’ 등 정반대의 내용을 담았다. 관광객의 대부분이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점을 노린 경고문으로 위장한 ‘허위 표지판’인 것이다.
해당 표지판을 설치한 것은 비공식 반자본주의 단체 ‘카텔바(Caterva)’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카텔바는 “관광객 유입을 막기 위해 인쇄한 종이를 단단한 심지에 덧대어 실제 경고 표지판처럼 만들었다”며 “그냥 유머를 담아 작은 장난을 쳤을 뿐이다”라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입장을 밝혔다.
카텔바의 ‘가짜 표지판’ 캠페인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관광업은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카텔바는 “과도한 관광업은 지역 주민에겐 악몽”이라며 “경제적 이익은 이미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요르카섬의 방문객 수는 작년 8월에만 약 100만 명으로, 섬의 거주민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상황이다. 이에 스페인 관광청은 알콜 음료 구매 제한, 식당과 리조트의 복장 규정,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에 대한 벌금 등 마요르카섬의 관광객 제한 제도를 강화했다.
글 = 장주영A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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