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 그중에서도 새로운 볼거리를 탐색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전 세계 곳곳에 2023년에 새롭게 개관하는 박물관이 여럿 있다. 인류의 문명 이야기를 품고 있는 박물관부터 독특한 테마로 처음 문을 여는 박물관까지, 박물관마다 소장하고 있는 물품도 다채롭다. 올해 개관한, 또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전 세계 박물관 4곳을 소개한다.
Point 01. 이집트 대박물관 Grand Egyptia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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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중 한 곳인 이집트, 이곳에서 이 역사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이집트 대박물관이다. 1992년 처음 재단장이 논의된 박물관은 2006년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현재 이집트 대박물관은 오는 10월에서 내년 2월 중 개관을 목표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이집트 대박물관은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전시장과 편의시설까지 합한 부지 넓이는 축구장의 60여 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방대한 유물도 박물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기존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전시했던 5000여 개의 물품이 이곳에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역사 애호가라면 주목하자. 파라오의 관, 가면을 비롯한 모든 소장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집트 대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투탕카멘(Tutankhamun)의 보물이다. 박물관은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한 파라오, 투탕카멘 보물 컬렉션을 전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투탕카멘의 보물 전점이 공개된 적은 없는 만큼, 이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탕카멘이 직접 사용했던 도구, 착용했던 의복은 물론 당시 즐겨먹던 음식까지 전시관을 관람하며 알 수 있다.
방문객은 총 10만 여점에 달하는 유물을 통해 고대 이집트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박물관은 기자 피라미드 지역과 이집트의 신행정수도와 근접해있다. 인류의 역사를 직접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올해 이집트를 여행하며 그 웅장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Point 02. 뱅갈루루 사진예술 박물관 Museum of Art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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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인도의 예술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 공개됐다. 인도 남부 도시, 뱅갈루루(Bengaluru) 중심부에 자리한 사진예술 박물관이 바로 그곳이다. 박물관은 그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다. 불투명한 유리건물이 멀리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뱅갈루루 사진예술 박물관은 인도 건축가 수미트로 고쉬(Soumitro Ghosh)와 니샤 매튜(Nisha Mathew)가 설계했다.
박물관은 총 5층으로 구성돼있다. 그 안에는 전시관 5곳, 강당, 상점은 물론 연구시설 및 도서관까지 들어서있다. 주요 전시품은 남아시아에서 탄생한 사진, 미술품이다. 그중에서도 인도의 근현대 작품에 중점을 두고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시대, 분야별 다채로운 작품 6만 여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다. 조각품, 사진은 물론 발리우드 산업과 관련한 물품도 볼 수 있기에 인도의 문화를 알고 싶다면 꼭 방문해야 할 장소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적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전시관 내 3D 디스플레이와 작품에 각종 홀로그램을 도입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박물관은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문을 연다.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 30분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입장 자체는 무료이나 전시관에 들어가려면 관람료를 지불해야 한다. 전시 당 관람료는 평균 50루피(한화 약 800원)다.
Point 03. 버팔로 AKG 미술관 Buffalo AKG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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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AKG 미술관은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 있는 미술관이다. 이곳은 본래 뉴욕 올브라이트녹스 미술관(Albright Knox Art Gallery)이던 공간이다. 2019년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친 후, 올해 6월 버팔로 AKG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미술관의 전신은 미국 공립미술기관인 버팔로 미술 아카데미(Buffalo Fine Arts Academy)다. 1900년, 사업가 존 조셉 올브라이트(John Joseph Albright)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기부하며 미술관을 건립했다. 주요 소장품은 미국 및 유럽의 회화, 조각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기간 중 탄생한 작품이 한데 모여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자갈밭의 방앗간’, 폴 고갱(Paul Gauguin)의 ‘황색의 그리스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단장하는 여인’ 등 세계적인 걸작을 감상할 수 있다.
버팔로 AKG 미술관은 세계적인 건축사인 OMA의 첫 번째 미국 미술관 작품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에 독특한 인테리어 요소도 미술관의 새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우선 전시 공간을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설했다. 방문객은 다양한 작품을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다. ‘연결과 소통’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미술관 내부와 외부를 융합시키기도 했다. 방문객은 내부에서 외부가 보이는 개방적인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누구나 안뜰에 드나들 수 있게 건물을 설계하는 등 버팔로 AKG 미술관은 이전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이름 알리고 있다.
Point 04. 엘불리 1846 elBulli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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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콘셉트로 꾸민 박물관에 방문하고 싶다면 스페인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그 주인공은 바로 코스타 브라바 해변(Costa Brava beach)이 내려다보이는 지역에 자리한 엘불리 1846다. 이곳은 본래 1961년 처음 문을 연 미쉐린 레스토랑이었다. 2011년 레스토랑이 운영을 중단한 이후, 엘불리 1846은 요리 관련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엘불리라는 명칭 뒤에 붙은 1846이라는 숫자는 그간 레스토랑에서 개발했던 1846개의 요리를 의미한다. 특히 식당의 음식을 최대 3개의 별로 평가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5번이나 3스타를 부여했던 만큼, 엘불리는 미식가들의 성지라고도 이름 알리던 장소였다.
박물관으로 재개관한 현재, 엘불리에선 따로 음식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던 당시 제공했던 음식을 모형으로 비치했다. 또한 요리 관련 사진은 물론 미쉐린 레스토랑으로서 받은 트로피를 전시하고 있다. 방문객은 엘불리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엘불리는 지난 6월 개장했으며, 오는 9월 16일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박물관은 정기 휴관일인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단, 일정 날짜엔 대중에 개방하지 않으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일자를 미리 확인 후 방문하길 추천한다.
글=이가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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