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기네스(GUINNESS) 맥주는 세계 어느 곳보다 맛이 좋다. 식품 기술자 연구소(IFT⸱Institute of Food Technologists)는 14개국 총 103명의 비전문가 맥주 테이스터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전 세계 수십 개의 펍에서 기네스 맥주의 풍미를 평가해 점수를 매기게 했다. 아일랜드의 기네스 맥주는 100점 만점에 평균 74점을 기록했고, 다른 국가의 평균 점수는 57점에 불과했다.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술집을 직접 관리⸱감독한다. 펍의 맥주통이 제대로 보관되어 있는지, 바텐더가 옳은 방법으로 맥주를 따르는지, 호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펍의 상태 및 분위기, 실내 온도, 바텐더의 경력과 아일랜드 출신 여부, 기네스의 공식 교육을 받았는지도 기록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의 성과를 내는 펍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기네스 맥주는 세계 100개국에서 판매하고 50개국에서 양조되는데, 종종 물을 포함해 다른 재료를 첨가해 제조한다. 더블린 외부에서 양조된 기네스 맥주는 절대 더블린 현지 양조장에서 내는 맛과 같을 수 없다.
뉴욕에서 먹는 베이글이 맛있는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캐츠킬 산맥(Catskill Mountains)에서 흘러나오는 뉴욕의 물이 특히 부드러운데, 물의 칼슘과 마그네슘 수치가 낮고 미네랄 함량이 매우 적다. 부드러운 물이 반죽에 탄력을 준다. 초연수를 사용하면 반죽이 끈적거리지만 뉴욕 물의 적절한 부드러움이 베이글을 쫄깃하고 부드럽게 만든다. 뉴욕 베이글의 맛을 완성시키는 것은 생산 과정이다. 베이글을 굽기 전에 반죽을 오래 발효시키고 반죽을 끓이는 과정이 뉴욕의 시그니처 베이글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햄으로 알려진 것은 ‘하몬 이베리코(jamon Ibérico)’, 스페인에서 기르는 검은 이베리코 돼지로 만들어진 햄이다. 도토리와 자연 사료만 먹는 돼지로 만든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jamon Ibérico de bellota)’는 특히 맛있고 풍미가 있다.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는 전체 하몬 생산량의 3.3%만 차지할 정도로 희귀하다. 돼지들이 산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면서 근육량이 증가해 지방층이 매우 부드럽다. 집중 생산 과정으로 제조된 스페인의 하몬은 특별한 맛을 낸다. 하몬을 소금에 절인 후 건조하고, 헹군 후에 다시 건조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건조 기간을 점점 늘리고 최대 48개월에 걸쳐 만든다. 전 세계적으로 하몬 수요가 높지만 수출은 제한적이어서 이베리코 하몬의 상당수는 진짜 이베리코 하몬이 아닌 경우도 많다.
글=구소정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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