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관광청이 공개한 홍보영상이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촬영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최근 이탈리아 관광청의 홍보영상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명화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속 비너스가 인플루언서가 되어 이탈리아 각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콘셉트의 해당 영상은 제작에 900만 유로(약 132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논란이 된 지점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정원에서 와인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젊은이들을 비춘 장면이다. 이 장면이 촬영된 저택이 이탈리아가 아닌 슬로베니아(Slovenia)에 있으며, 와인 역시 슬로베니아 코타르(Cotar) 지역 와인임이 밝혀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되었다.
영상에서 비너스를 다룬 방식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너스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며 피자를 먹는 등 고전 명작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술사학자 토마소 몬타나리(Tomaso Montanari)는 해당 영상에 대해 “기괴하고 외설적인 돈 낭비”라는 글을 게시했고, 이탈리아 소셜 미디어에는 각종 풍자 영상이 올라왔다.
다니엘라 산탄체(Daniela Santanche)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비너스를 인플루언서로 묘사한 것은 젊은이의 주목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영상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저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속물들(Snobs)일 뿐”이라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편, 논란이 계속되자 영상을 제작한 아르만도 테스타(Armando Testa) 측은 27일 자신들의 SNS에”900만 유로는 해당 영상 제작 외에 전 세계에서 활용할 예산을 종합한 것이다. 이번 일로 우리가 백만장자가 되진 않았다”며 “우리의 캠페인이 5일 만에 열띤 문화 토론의 중심에 서게 되어 영광이다. 덕분에 우리는 정말 큰 회사가 된 기분을 느꼈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문제의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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