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정도로 신기한 외관을 자랑하는 화장실이 많다.
여행에서 화장실은 중요하다. 중요한 용무를 보러 가야 할 때 쾌적한 곳인가 아닌가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최근 타임아웃(Timeout)이 ‘독특한 일본 화장실’을 소개했다.
시부야구 요요기(Shibuya Yoyogi)에는 커다란 욕조처럼 생긴 공중화장실이 있다. 섬세한 조명 구조로 유명한 건축가 소우 후지모토(Sou Fujimoto)가 설계했다. 중앙 부분을 오목하게 만들어 높이가 다른 세면대를 설치해 사용을 쉽게 했다. 특히 남성용 화장실에도 유아용 의자를 설치해 가족 이용객을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화장실도 있다. 도쿄 대학의 교수 마일스 페닝턴(Miles Pennington)이 만든 화장실로 천장에는 다양한 조명등과 고리를 설치해 영화를 상영하거나 예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예술적인 화장실이지만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남성 화장실 1개와 여성 화장실이 아닌 남녀 공용 화장실이 2개 있다는 점이다. 시부야구 하타가야(Shibuya Hatagaya)에서 만나볼 수 있다.
240개의 널빤지를 이어 5개의 분리된 오두막 화장실을 만들어 화장실에 있을 때도 숲을 산책하는 느낌을 의도했다. 어린이 전용 화장실과 남녀 공용 화장실이 있다. 변기와 실내 장식 등에도 체리나 메타세쿼이아 나무 등 목재를 사용해 아늑한 느낌을 조성했다.
나나고 도리(Nanago Dori) 공원에서 길을 걷다 보면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 커다란 물방울을 마주칠 수 있다. 불쾌한 냄새가 퍼지지 않고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반구형으로 설계했다. 카조 사토(Kazoo Sato)가 만든 음성 인식 화장실로 영어와 일본어를 인식할 수 있다. 변기를 사용하고 싶으면 ‘안녕, 변기(Hi, toilet)’라고 말하면 된다.
‘문 열기/닫기’ 등은 물론이고 난처한 소리를 가리기 위해 음악을 재생하라는 명령도 내릴 수 있다. 변기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용무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외벽이 투명한 화장실도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한 일본 천재 건축가 반 시게루(Ban Shigeru)가 제작했다. 하루노가와 커뮤니티(Haru-no-Ogawa Community) 공원에 있는 화장실로 다행히도 문이 닫히면 사용자가 내부에 있음을 인식하고 투명하던 벽이 불투명하게 변한다.
밤이 되면 화장실 전체에 조명이 켜지면서 유리 상자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미관을 자랑한다.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깨끗한 내부를 먼저 확인할 수 있게 만든 화장실이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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