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로스앤젤레스 지하철을 기다릴 때 귀마개를 착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LA 메트로(LA Metro)가 지하철역에서 자는 노숙자를 쫓아내려고 클래식 음악의 볼륨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는 로스앤젤레스 광역 철도의 환승역인 웨스트레이크/맥아더파크(Westlake/MacArthur Park)역에서 노숙자들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LA 메트로는 약물 복용, 흉기 난동 등 불법 행위가 많이 일어나는 웨스트레이크/맥아더파크역에 비발디(Vivaldi), 베토벤(Beethoven) 등 저작권이 없는 클래식 음악을 연속으로 틀었다. 올해 해당 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만 22명에 달한다.
데이브 소테로(Dave Sotero) LA 메트로 대변인은 “음악은 72데시벨로 재생하고 있으며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낄 정도로 시끄럽지 않다”며 “이 아이디어는 일반적으로 우리 역을 거쳐 가는 이용객들에게는 편안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역에 자리를 잡고 머무는 건 힘들다고 느끼게 하려는 목적이다”고 말했다.
2019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West Palm Beach)에서도 노숙자들이 행사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동요 아기상어를 틀었던 적이 있다. 조사 결과 데이브 소테로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 LA 메트로의 음악 데시벨은 평균 83데시벨이었으며 일부 공간에서는 90데시벨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에 따르면 80~85데시벨은 잔디 깎는 기계가 내는 소음과 맞먹으며 해당 크기의 소음에 2시간 정도 노출되면 청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스콧 헤킨저(Scott Hechinger) 민권 변호사는 “집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비열한 음파 고문이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네티즌은 “LA 메트로가 음악 고문을 실시하고 있다며 1971년 개봉한 심리 기법을 사용한 영국 공포영화 시계태엽 오렌지(A Clockwork Orange)를 연상시킨다”고 비난했다.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정부가 범죄자들을 교도하기 위해 폭력적인 장면이 담긴 영상을 눈을 감지 못하게 하고 강제로 끊임없이 시청하게 한다.
이에 데이브 소테로는 “음악을 틀은 이후 불법 마약 활동, 공공 기물 파손 등 범죄가 약 20% 감소했으며 긴급 신고 요청도 75%나 감소했다”며 음악을 사용한 범죄 예방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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