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서나 타국에서나 공공예절을 지키는 건 상식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Bali)에서 한 러시아인이 상식 밖의 ‘인증샷’을 남기려다 추방 위기에 놓였다.
영국 CNN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최고봉 아궁산(Mount Agung)에서 하반신 노출 사진을 찍은 러시아 관광객의 사연을 보도했다. 유리(Yuri)라는 이름만 알려진 이 러시아 남성은 해당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사진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자 현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발리는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는 인도네시아 본토와 달리 힌두교도의 비율이 93%에 달한다. 발리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아궁산은 시바 신을 상징하는 성소로 통해 입산 시 반드시 정부 허가증을 지참해야 한다.
발리 출신 정치인 겸 사업가 니 루 데예란틱(Ni Luh Djelantik)의 중재로 남성은 주민들과 화해할 수 있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삭제하고 대신 사과 영상을 게시했다. 또 발리 힌두교도들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전통 의식에도 참여했다.
이와 별개로 발리 이민국은 해당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발리 이민국은 남성에게 매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추방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최근 발리 정부는 현지 관습을 무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발리 관광청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주의사항에는 ‘모욕적이고 저속한 사진을 게시하지 말 것’이 포함되어 있다.
올해 들어 3개월간 발리를 방문한 러시아인은 약 4만 3000명으로 발리를 찾는 외국인 비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켜 이들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민국에 러시아인에 대한 입국 규정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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