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파도가 넘실거리는 곳 하면 이스탄불을 빼놓을 수 없다. 튀르키예 최대의 도시답게 이스탄불은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붐빈다.
이런 번잡함에 지쳐갈 때 쯤 위스퀴다르로 향해보길 바란다. 위스퀴다르는 이스탄불 아시아지구에 있는 해안가 마을이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중심으로 서쪽에 유럽지구를, 동쪽에 아시아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스탄불 대부분의 랜드마크가 자리한 유럽지구는 항상 많은 인파가 몰린다. 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시아지구는 보다 한적한 게 매력이다.
위스퀴다르는 이스탄불의 자연과 역사, 그리고 현대적인 미를 품고 있다. 한가로운 위스퀴다르에서 휴식 같은 여행을 떠나보자.
Point 01. 베이레르베이 궁전 Beylerbeyi Palace
|
베이레르베이 궁전은 옛 황제의 별장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궁전은 1860년대에 술탄 압둘아지즈(Sultan Abdülaziz)의 명을 따라 여름 별장으로 지어졌다. 건물 내에는 화려하게 장식한 24개의 방과 6개의 홀이 있다. 궁전의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물 외관은 프랑스풍의 흰색 대리석으로 장식했으며, 내부에는 프랑스식 시계와 크리스탈 샹들리에 등의 장식품이 가득하다.
궁전의 외부 공간도 빼놓지 말고 둘러보자. 넓은 정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가 심겨있다. 정원에 난 산책로를 거닐며 풀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 궁전은 바다 전망으로도 유명하다. 보스포러스 대교 아래 위치한 베이레르베이 궁전에서는 드넓은 해협과 대교의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Point 02. 샤키린 모스크 Sakirin Mosque
|
이스탄불에만 3000개 이상의 모스크가 있다. 대부분의 모스크는 비잔틴과 오스만 제국 시절에 지어져 전통적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갖는다. 반면 2009년에 문을 연 샤키린 모스크는 전통적인 모스크 디자인에 현대적인 미학을 도입한 튀르키예 최초의 모스크다. 다채로운 색의 일반적인 모스크와는 달리 샤키린 모스크는 검은색과 짙은 회색의 차분한 외관을 갖는다.
모스크 내부 디자인은 여성 최초 모스크 디자이너 제이네프 파딜올루(Zeynep Fadıllıoğlu)가 맡았다. 현대적인 디자인 뿐 아니라 디자이너 선정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무엇보다 모스크 주변의 벤치에 앉아 모스크와 분수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모스크 옆에 난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산책로를 거니는 사람도 많다.
Point 03. 참르자 언덕 Camlica Hill
|
참르자 언덕은 보스포러스 지역을 포함한 이스탄불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265m 높이로 솟아있는 참르자 언덕에서는 아시아지구를 넘어 보스포러스 해협과 유럽지구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프린스 제도(Princes Islands)와 울루다그(Uludag) 산의 눈 덮인 능선까지 보인다.
참르자 언덕은 아시아 지구에서 손꼽히는 석양 명소다. 해질녘 붉은 해가 유럽 지구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이스탄불의 많은 모스크의 돔과 첨탑이 신비로운 실루엣을 형성한다. 참르자 언덕에서는 사람들이 잔디에 자유롭게 앉아 전망과 석양을 감상한다. 봄에는 언덕에 들꽃과 튤립이 많이 피어 언덕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Point 04. 참르자 모스크 Çamlıca Mosque
|
참르자 언덕에는 튀르키예 최대 규모 사원인 참르자 모스크(Çamlıca Mosque)가 있다. 전체 면적이 1만5000㎡인 모스크의 메인 돔은 높이가 72m, 지름이 34m에 달한다. 웅장한 모스크를 중심으로 도서관, 미술관, 회의장 등이 있어 모스크는 하나의 생활지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 2019년에 개장한 참르자 모스크는 개장 이후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이끌며 이스탄불의 필수 관광지로 거듭났다.
참르자 모스크에 깃든 고전과 현대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고전 오스만 양식을 따라 모스크를 지을 때, 최첨단 건축 기술을 활용했다. 전통적 외형의 사원 곳곳에는 최첨단 지진방지 시설, 환풍 시설 등이 마련 돼 있다. 참르자 모스크는 낮에 봐도 아름답지만 밤에는 우아한 매력이 더욱 극대화한다. 모스크에 수많은 조명을 설치해 해가 지고 나면 모스크가 금빛으로 물든다. 참르자 언덕 위에서 빛나는 사원을 배경으로 이스탄불의 야경을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스탄불 여행 중 하루는 관광객의 발길이 드문 아시아 지구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보자.
구와 신의 미가 깃들어있는 장소에서 건축의 웅장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움이 자리하는 위스퀴다르에서 색다른 이스탄불의 매력을 발견해보자.
글=조유민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