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개의 유인도를 포함하여 6000개 이상의 섬이 있는 그리스는 7개의 제도로 구분돼 있다. 에게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키클라데스(Cyclades) 제도는 그리스 7개의 제도 중 하나다. 제도마다 특별한 정취를 갖지만 키클라데스 제도는 그리스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경치를 보여준다. 푸른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그리스 국기처럼 푸른 바다와 흰색 건물이 상징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키클라데스 제도는 아름다운 경치뿐 아니라 긴 역사도 품고 있다. 키클라데스 제도 전역에서 다양한 고대 유적이 발굴되어 현대 사람들에게 고대 생활방식을 보여준다. 키클라데스의 유명 섬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섬까지 살펴보며 키클라데스의 매력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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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Santorini
산토리니는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관광 산업이 가장 발달한 섬이다. 제도를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답게 국제 항공편, 페리 등을 통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산토리니는 본섬과 티라(Thira), 티라시아(Thirassia), 아스프로니시(Aspronisi), 팔레아 카메니(Palea Kameni), 네아 카메니(Nea Kameni) 등 인근의 작은 섬을 포함하는 군도다. 2만년 주기로 발생한 12번의 거대한 화산 폭발을 통해 제도가 형성됐다.
산토리니에는 세계적인 석양 명소가 있다. 섬의 서쪽 마을 이아(Oia)는 세계 3대 석양 명소로 손꼽힌다.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는 일몰과 화산 절벽을 빼곡히 채운 흰색 건물들, 그리고 일몰에 반사되어 붉게 빛나는 화산 절벽의 조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이아 마을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이아 성(Castle of Oia)은 석양을 보기에 최고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아성에는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어진 르네상스 시대의 망루가 아직도 남아있으며, 바다 전망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일몰 몇 시간 전부터 명당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이아 성으로 부지런하게 찾아온다. 일몰 직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인다.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이 하나의 석양을 바라보며 감상을 나눈다.
산토리니는 수준급 와인으로도 명성이 높다. 기원전 약 1200년에 포도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산토리니의 토착 품종인 아시르티코(Assyritiko) 백포도가 재배된다. 강한 시트러스 향을 특징으로 하는 산토리니산 와인은 섬 내의 와이너리에서 제공된다.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시음을 포함한 투어를 진행하여 제조 과정과 함께 신선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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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노스
Mykonos
미코노스는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가장 럭셔리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미코노스는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작은 시골 섬이었다. 1960년대부터 휴가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미코노스는, 요트와 화려한 별장, 고급 호텔로 가득 찬 럭셔리한 섬으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오늘날에는 많은 할리우드 스타 및 전 세계 부호들이 사랑하는 여름 휴가지로 자리매김했다. 미코노스는 파티의 섬으로도 유명하다. 미코노스에서는 매년 세계적인 DJ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페스티벌과 파티가 열린다. 뿐만 아니라 미코노스의 유명 해변인 파라다이스 비치(Paradise Beach)에 들어선 수십 개의 레스토랑, 바, 나이트클럽에서는 밤새워 파티가 벌어진다.
리틀 베니스(Little Venice)는 미코노스의 랜드마크다. 해변가에 지어진 18세기 해촌 마을의 작은 집들이 레스토랑과 카페, 바 등으로 개조되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형형색색의 집이 나란히 붙어있어 작은 베니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리틀 베니스는 미코노스의 최고 석양 포인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 질 녘이 되면 아름다운 석양을 보기 위해 리틀 베니스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져 있는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에서 그리스 음식을 즐기며 석양을 감상하는 여행객도 많다.
미코노스의 또 다른 랜드마크는 카토밀리 풍차지구(Kato Milli Windmills)다. 과거에 곡식을 빻는 방앗간이었던 카토밀리 풍차는 원통형 몸체에 초가지붕을 얹었다.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품고 있으며, 20세기 초까지 북풍에 의한 움직임을 이용해 곡물을 빻았다. 원래는 16개의 풍차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5개만이 남아있다. 풍차 언덕에서는 리틀 베니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미코노스 타운(Mykonos Town)이라고 불리는 호라(Hora)에서 미코노스 현지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호라 마을은 미코노스에서 가장 크고 번화한 마을이다. 언덕을 따라 지어진 건물들은 전형적인 키클라데스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졌다. 아침에는 호라 마을의 생선 시장에서 훌륭한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오후에는 마을의 작은 카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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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로스섬
Delos
그리스의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고고학 유물로 가득 찬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에서 발견된 수많은 유물은 델로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델로스섬은 기원전 3000년 경의 에게해 문명의 중심지였다. 델로스섬은 키클라데스 제도 교구의 주요 관할지였으며, 기원전 7세기부터 그리스 성지중 하나였다. 뿐만 아니라 델로스섬에서는 기원전 316년까지 4년 주기로 델리안스 축제(The feast of the Delians)가 열렸다. 축제 중에는 체조, 승마, 음악 경연, 무용 및 연극 등이 펼쳐졌다. 델리안스 축제는 오늘날의 올림픽과 같은 그리스 주요 행사 중 하나였다. 서기 7세기 이후부터 섬에 사람이 살지 않아 유적과 유물이 잘 보존됐다. 섬에는 숙박 시설도 없어 대부분 일일 투어로 방문하며, 미코노스섬에서 페리로 접근할 수 있다.
델로스는 태양의 신 아폴로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 때문에 임신을 하게 된 폴로가 헤라를 피해 델로스섬으로 도망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태양의 신 아폴로를 낳았다. 이후 그리스 전역에서 수많은 순례자가 아폴로의 성지인 델로스섬으로 모여들었다. 기원전 600년에는 12마리의 사자상이 아폴로에게 봉헌되어 아폴로가 태어난 델로스 성호를 향해 세워졌다. 사자상은 수천 년 간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리를 지키다 1999년에 델로스 박물관으로 이전되었다. 자리에는 복제 사자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여러 개의 보석같은 섬을 품고있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
그리스의 상징적인 섬인 산토리니로 향하는 여행객들은 많지만 주변의 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스에서 섬간 이동은 어렵지 않다.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완전히 다른 경치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여러 섬에서 크리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훌륭한 미식, 유구한 역사와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정세윤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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