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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관광청 대표’가 추천하는 이탈리아 미식 기행

강예신 여행+ 기자 조회수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이 열린 11월의 어느 날.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과 이탈리아 문화원, 이탈리아 관광청 등이 협력해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이탈리아 음식’을 홍보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했다.

그중 관심을 모은 행사는 지난 17일 열린 이탈리아 미식과 소도시 여행에 초점을 맞춘 ‘이탈리아 치즈와 살루미 이야기’ 세미나였다. 이날 김보영 이탈리아 관광청 대표는 이탈리아 북부부터 남부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대표 식재료 여섯 가지를 선정하여 그 생산지역의 관광 정보를 함께 소개했다.

이탈리아 미식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라면 주목해야 할 알찬 정보가 쏟아졌다. 여행플러스는 이탈리아 미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섯 가지 식재료와 함께 그 식재료를 품은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 정보를 전한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더욱 매력적인 숨은 보석들 함께 탐색해보자.


치즈와 살루미로 즐기는 이탈리아 미식 기행

이탈리아 미식을 논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될 게 바로 치즈와 살루미다. 고대 로마시대의 다양한 문헌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는 치즈와 살루미는 오늘날 이탈리아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재료가 되었다.


Point 01.

이탈리아 북부

01

이탈리아 대표 블루치즈

고르곤졸라

블루치즈의 한 종류인 고르곤졸라는 고릿한 향과 푸른 외관이 특징이다. 고르곤졸라는 꼬챙이처럼 생긴 도구로 치즈에 푸른곰팡이를 주입해 만든다. 이에 따라 치즈를 썰다 보면 선명한 파란색 선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곰팡이를 주입한 자국이다.

고르곤졸라는 숙성 기간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숙성 기간이 한 달가량으로 비교적 짧은 돌체(Gorgonzola Dolce), 다른 하나는 숙성 기간이 두 달가량으로 긴 피칸테(Gorgonzola Piccante)다.

우재하 이탈리아멘티 부사장은 “숙성은 곧 수분이 빠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숙성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분이 빠져나가 단단하고 건조한 식감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르곤졸라 피칸테는 강한 향과 높은 경도를 가지며, 고르곤졸라 돌체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향과 크리미한 재질을 갖는다.

고르곤졸라는 쿰쿰한 맛과 향이 강하므로 그 자체로 먹기보다는 빵이나 크래커와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꿀이나 과일잼, 견과류과도 잘 어울린다. 우재하 부사장은 개성이 강하고 풍미가 진한 와인과의 페어링을 추천했다. “달콤한 식전주와 디저트주와의 조화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롬바르디아 Lombardy

베르가모 Bergamo

진정한 고르곤졸라를 맛볼 수 있는 곳은 고르곤졸라 생산의 중심지, 롬바르디아(Lombardy)주다. 산악과 평야, 호수를 품고 있어 지리적 특성에 따른 세 가지의 미식 문화를 품고 있다.

롬바르디아주 내에서도 베르가모(Bergamo)여행은 꼭 가봐야 한다. 베르가모는 높은 지대에 위치한 구시가(Città alta)와, 저지대의 신시가(Città bassa)로 나뉜다. 걸어서 두 도시를 오갈 수 있으며, 또한 두 도시를 잇는 케이블카를 탈 수도 있다. 케이블카는 120년의 세월을 품고 있어 그 자체로도 도시의 랜드마크다.

베르가모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네치안 월(Venetian Walls)이 있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북서쪽에서 몰려오는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1561년부터 장벽을 세웠다. 베네치안월이 가장 잘 보존된 일부가 바로 베르가모에 위치해있다.

약 6㎞에 달하는 장벽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김보영 대표는 “잘 조성된 산책로를 거닐며 로맨틱함을 만끽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02

이탈리아 대표 테이블 치즈

아시아고

북부를 대표하는 두 번째 식재료는 아시아고 치즈다. 아시아고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압착치즈다. 치즈는 숙성을 통해 수분을 빼는 과정을 거치는데, 더 빠른 생산을 위해 압력을 가해 수분을 뺀 것이다. 치즈를 썰었을 때 보이는 불규칙한 크기의 구멍들이 바로 그 흔적이다.

아시아고 치즈는 블루치즈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깊은 풍미를 지니고 있다. 오래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향이 극대화된다. 이에 따라 손쉽게 와인 안주나 간식으로 즐기기 좋다.

사진 = 플리커(좌), 조유민 여행+ 기자(우)

우재하 부사장은 아시아고 치즈의 높은 활용도를 강조했다. 그는 “치즈를 얇게 썰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큐브 모양으로 썰어 와인 안주로 즐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고 치즈는 무난한 맛과 향으로, 어느 종류와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아시아고 Asiago

트렌토 Trento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에 위치한 아시아고는 험준한 산악 지역이다.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주요 스키 리조트가 밀집해 이탈리아 스키 명소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고를 여행한다면 인접한 도시인 트렌토(Trento)도 함께 방문해도 좋다. 이 지역은 과거 오스트리아에 속하던 곳이었지만 제 1차 세계대전을 통해 이탈리아의 영토가 되었다. 오늘날 트렌토에 방문하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이탈리아 왕국 군대 간의 전투의 흔적을 둘러볼 수 있는 역사 투어가 제공된다.


Point 02.

이탈리아 중부

03

이탈리아 대표 살루미

프로슈토

중부의 대표적 식재료 중 하나는 프로슈토다. 염장한 고기를 통징하는 살루미(Salumi)의 일종인 프로슈토는 돼지 넓적다리 살을 염장 숙성시켜 만든 음식이다. 넓적다리 살 표면에 굵은 소금을 바르고 공중에 매달아두면 삼투압 현상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간다. 이를 통해 짠맛과 풍미가 상승한다.

프로슈토의 기본은 최대한 얇게 써는 것이다. 프로슈토의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이탈리아에는 프로슈토 써는 기계가 발전했다. 프로슈토는 크래커에 말아 식전 음식으로 즐길 수 있으며, 멜론에 얹어 먹어도 좋다. 우재하 부사장은 “물기가 적은 멜론이 잘 어울린다”고 팁을 전했다. 프로슈토는 산뜻한 스파클링 와인과의 궁합이 좋다.

에밀리아 로마냐 Emilia Romagna

파르마 Parma



프로슈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이탈리아 중부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파르마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는 프로슈토 중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백 돼지 종이 영국을 통해 처음 이탈리아에 들어왔을 때 파르마 지역에 자리를 잡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경사면을 따라 드는 해풍을 통해 숙성함으로써 깊은 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파르마 지역을 여행할 때 파르마의 8가지 박물관(8 Musei)을 꼭 둘러봐야 한다. 파르마에는 파르마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작물 및 생산품에 관한 8가지 테마 박물관이 있다.

치즈(Museo del Parmigiano Reggiano), 파스타(Museo della Pasta), 토마토(Museo del Pomodoro), 와인(Museo del Vino), 살라미(Museo del Salame di Felino), 프로슈토(Museo del Prosciutto di Parma), 지벨로(Museo del Culatello di Zibello), 그리고 버섯(Museo del Fungo Porcino di Borgotaro)과 관련한 박물관이다.

김 대표는 “각각의 박물관에 들러 파르마 지역의 미식을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 및 시식을 해볼 것”을 강조했다.


04

이탈리아 대표 경성치즈

페코리노

중부의 대표 치즈 두 번째는 바로 양젖으로 만든 양유치즈, 페코리노다. 페코리노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다. 인류가 역사 최초로 양을 목축하면서 최초의 치즈, 페코리노가 탄생했다.

페코리노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경성 치즈다. 8개월이 넘는 오랜 시간 숙성을 거쳐 수분이 빠져나가 딱딱한 식감이 특징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에서 가루로 부서질 정도로 높은 경도를 갖는다.

이에 따라 페코리노 치즈는 갈아서 파스나 피자 위에 뿌려 먹는다. 페코리노의 본고장인 라치오 지역에서 사용하는 가루 치즈는 파르마산 치즈가 아닌, 페코리노 치즈다. 페코리노 치즈는 오랜 숙성을 거쳐 짠맛이 강하고, 또한 양유 자체의 강한 향과 풍미를 갖고 있어 진한 풍미의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라치오 Lazio

비테르보 Viterbo

페코리노 치즈의 본고장인 라치오지역에서 방문해볼 만한 곳은 ‘교황의 도시’ 비테르보다. 세 명의 교황이 이곳에 거주했고, 교황정의 주요 행사나 의식이 비테르보에서 거행된다. 김보영 대표는 “비테르보에 방문하면 지역의 천연 온천을 꼭 방문해볼 것”을 강조했다. 비테르보에는 이탈리아 주요 온천들이 있다. 온천별로 미네랄 성분과 함량이 달라 다양한 온천에 방문해보며 다양한 치유 효과를 즐길 수 있다.


Point 03.

이탈리아 남부

05

이탈리아 대표 생치즈

모짜렐라

이탈리아 남부에서 살펴본 첫 번째 식재료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짜렐라 치즈다. 모짜렐라 치즈 중에서도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주에 자생하는 물소 젖으로 만든 버팔로 모짜렐라는 차원이 다른 풍미를 자랑한다.



버팔로 우유는 유지방 함량이 높아 이를 활용해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면 크리미하고 진한 우유 향을 갖는다. 우재하 부사장은 “우유 단백질 덩어리를 치대어 쫀득하게 만든 모짜렐라 치즈는 쫄깃한 표면과 크리미한 내부를 동시에 즐길 것”을 추천했다.

모짜렐라와 같은 생 치즈 종류는 깊은 풍미보다는 산뜻함이 매력이므로 샐러드, 혹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 좋다. 토마토, 바질을 곁들여 카프레제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다른 재료의 풍미를 부각해주는 올리브 오일을 뿌려 그 자체로 즐길 수도 있다.

우유의 풍미를 갖는 모짜렐라 치즈는 산도 있는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 와인이 입 안을 씻어 치즈의 풍미를 끝까지 느낄 수 있다.

캄파니아 Campania

나폴리 Napoli



모짜렐라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캄파니아주의 나폴리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지역을 떠올렸을 때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화덕, 그리고 그 화덕에서 구워지는 피자 자체가 중요한 관광 요소다. 세계적으로 사장 사랑을 받는 이탈리아 음식 중 하나인 피자는 세계 무형 문화유산이다. 피자 장인들의 기술과 전통(Art of Pizzaiolo)이 무형문화제로 등극했다.

김보영 대표는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팁 하나를 전수했다. 여행 중 어떤 식당에서 식사를 할 지 고민이 된다면 ‘엑첼렌체(Excellence)’ 마크를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이는 각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로컬 식당에 붙는 마크로, 캄파냐, 라치오, 로마 등 이탈리아 전역에서 운영 중이다. 엑셀렌체 마크를 지닌 식당에 가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수준 높은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05

이탈리아 대표 디저트 치즈

리코타

남부의 또 다른 대표적인 치즈이자 오늘 소개된 마지막 식재료는 바로 리코타 치즈다. 리코타 치즈는 우유 단백질을 일차적으로 거르고 남은 유청을 다시 한 번 가열해 만든 치즈다. 이에 따라 묽은 재질, 그리고 담백한 맛을 특징으로 갖는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리코타 치즈를 디저트로 즐겨 먹는다. 꿀을 뿌려 달콤함을 가미해 먹어도 좋고, 맛이 담백하다 보니 과실 향이 나는 와인과 잘 어울린다.

시칠리아 Sicilia

에트나 Etna

리코타 치즈의 고향은 시칠리아이다. 특히 시칠리아의 상징 에트나 화산은 유럽 최대의 활화산으로, 아직도 활발하게 분화한다. 에트나 화산은 해발 3300m가 넘는 고산으로, 화산의 지붕을 흰 눈이 덮고 있다.

특히 에트나 화산 트래킹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김 대표는 “화산 증기가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토양과 식물도 특이해 화산 트래킹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며 “해발 1900m 정도까지 오르면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도 있어 트레킹하기 최적의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글=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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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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