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크루즈 탑승객이 멕시코만 바다에 추락해 생사를 넘나들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야기의 주인공 제임스 마이클 그라임스(James Michael Grimes)는 미국 ABC 방송국 ‘굿 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 20시간에 걸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달 23일 밤, 카니발 발로르(Carnival Valor) 크루즈선은 멕시코만을 거쳐 미국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서 멕시코 코스멜섬(Cozumel)으로 향하고 있었다. 술 몇 잔을 마신 그라임스는 저녁 11시경 여동생에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 그런 그가 의식을 되찾은 건 바다 한 가운데서였다.
“잠에서 깬 후 눈을 떠보니 보트 없이 물 위에 떠있었다”는 그가 바다에서 처음 마주친 건 지느러미를 가진 정체불명의 해양 생명체였다. “빠르게 다가와서 급히 물속으로 들어가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납작한 입과 지느러미를 가진 한 생명체가 다리를 치는 바람에 재빨리 다른 다리로 밀어버렸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밤이 될 때까지 구조를 기다리던 그는 에너지 유지를 위해 눈앞에 떠 있는 대나무를 먹기 시작했다. “짠맛 말고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며 “그저 여기서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당일 오후 8시 25분에 해안 경비대가 바다 위 그라임스를 발견하고 구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 루폴리(Matt Lupoli) 카니발 발로르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미국 해안 경비대의 모든 노력에 감사한다”는 입장과 함께 “크루즈 선박은 미국 해안 경비 규정에 따라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벽이 설치되어 있어 의도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추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시 탑승객이었던 샨타 밀러 화이트(Shanta Miller White)는 인사이더(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물에 빠진 게 아이라고 이야기가 전해졌다가, 나중에 어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며 “카니발 발로르선이 사고 당시 상황을 승객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일로 카니발사가 승객에 진심을 다하는 것 같지 않다고 느꼈다”며 “더 이상 카니발을 이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목요일 밤 추수감사절 만찬 도중 수색 구조 임무를 위해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그라임스의 구조 소식은 크루즈선의 공식 발표가 아닌 승객들이 자체적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유세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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