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의 나라, 영국의 TEA 문화 알아보기 2탄: 다양한 홍차의 종류 |
지난 시간 ‘홍차의 나라, 영국의 TEA 문화 알아보기 1탄: 영국인의 홍차사랑’을 통해 영국인들이 홍차를 마시는 방법과 시간대별 티타임에 대해 알아봤다. 영국 여행을 떠난다면 영국인들처럼 티타임에 맞춰 홍차를 즐겨보자. 쌀쌀한 영국 날씨에 지친 몸을 따뜻한 홍차 한 잔이 녹여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남았다. 홍차도 다 같은 홍차가 아니라는 사실. 홍차의 종류마다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홍차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간에는 홍차의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한 홍차를 추천할 예정이다.
홍차의 종류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홍차 찾기
커피콩의 원산지와 볶는 정도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지듯이 홍차도 어느 지역에서 재배한 찻잎인지 혹은 어떻게 잎을 말리고 배합하는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한국은 홍차를 자주 마시는 나라가 아니기에 홍차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떫은맛과 특유의 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홍차의 종류들을 설명하고 홍차 초보의 입맛에도 맞는 홍차에 대해 소개한다.
홍차는 크게 스트레이트 티(Straight Tea), 블렌디드 티(Blended Tea), 플레이버리 티(Flavory Tea)로 구분한다. 스트레이트 티는 고유의 찻잎 외에 아무것도 섞지 않은 기본적인 차로 산지에 따라 분류하는 게 특징이다. 스트레이트 티는 보통 재배 지역의 명칭을 따서 이름을 붙인다. 블렌디드 티는 여러 산지의 찻잎을 섞어 만든 차를 의미한다. 홍차 브랜드마다 배합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브랜드별로 인기 있는 블렌디드 티가 나뉘기도 한다. 플레이버리 티는 찻잎에 향과 맛을 첨가한 것이다.
산지에 따라 분류하는
스트레이트 티
‘아삼(Assam) 홍차’는 인도 아삼 지방에서 생산되는 홍차를 말한다. 아삼의 재래종 차나무에서 채취한 찻잎으로 만들며 타닌(tannin) 함량이 높아 떫은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찻잎을 우려내면 진한 붉은색을 띤다. 아삼 홍차는 맛이 강렬한 편이라 잠을 깨우는 ‘브랙퍼스트(Breakfast) 티’의 블렌딩 재료로 자주 활용된다.
아삼은 인도 동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아 차를 재배하기 적합한 곳이다. 세계 최대 홍차 생산지 인도에서도 절반 이상의 홍차가 아삼에서 생산되니 그야말로 홍차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아삼 홍차는 대중적인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인도 다즐링 지방에서 탄생한 ‘다즐링(Darjeeling) 홍차’는 세계 3대 홍차로 꼽힐 만큼 풍부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청포도 향과 비슷해 홍차계의 샴페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9세기 영국인들이 중국의 홍차 품종을 다즐링 지역에 재배하기 시작한 게 다즐링 홍차의 시초라고 한다. 다즐링 홍차는 다른 품종에 비해 발효를 덜 시키기 때문에 가벼운 맛을 내며 색깔도 밝은 주황색을 띤다.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영국에서도 다즐링 홍차를 고급으로 인식하는 편이며, 영국 왕실에 납품되는 홍차 종류 중 하나이다. 많이 떫지 않고 향긋하기 때문에 홍차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다즐링이란 티베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천둥의 땅’이라는 뜻이다. 다즐링은 아삼 지방과 비슷하게 비가 자주 오는 변덕스러운 도시다. 해발 2000m의 고원이며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높은 편이다. 이 지역에서 난 홍차가 워낙 유명해 홍차를 구매하기 위해 다즐링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다즐링 홍차는 현지에서도 귀해 값이 나가는 편이다.
‘실론(Ceylon) 홍차’는 스리랑카에서 나는 홍차를 통칭하는 말이다. ‘실론’은 스리랑카의 옛 명칭으로 영국은 아편전쟁 이후 중국에서 차를 수입하기 어려워지자 식민지 스리랑카에 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 스리랑카는 찻잎을 재배하기 적합한 기후를 지녀 세계 홍차 생산량 2위 국가이다.
스리랑카의 지역에 따라 실론 홍차의 종류도 여러 개로 나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품종이 ‘우바(Uva) 홍차’다. 스리랑카 남동부 우바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우바 홍차는 인도의 다즐링, 중국의 기문 홍차와 함께 3대 홍차로 손꼽히며 진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장미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레몬을 넣어 먹거나 아이스티로 즐기기 적합한 품종이다.
용도에 따라 배합한
블렌디드 티
가장 대표적인 블렌디드 티는 ‘브랙퍼스트 티’이다. 아침 시간에 마시는 브랙퍼스트 티에는 잠을 깨울 수 있게 강렬한 맛과 높은 카페인 함량을 자랑하는 아삼 홍차가 자주 활용된다. 이외에도 실론 홍차, 아프리카 홍차 등을 배합해서 만든다. 브랙퍼스트 티의 또 다른 특징은 빠른 시간에 차가 우러날 수 있도록 찻잎을 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랙퍼스트 티를 너무 오랜 시간 우리면 떫어질 수 있다.
브랙퍼스트 티는 워낙 대중적인 홍차라 잉글랜드 브랙퍼스트 티, 아이리쉬 브랙퍼스트 티, 스코티쉬 브랙퍼스트 티 등 지역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이는 지역문화에 맞춰 찻잎의 배합을 다른 게 한 것으로 보통 아이리쉬 브랙퍼스트 티는 강렬한 맛을 선호하는 아일랜드인들의 입맛에 맞춰 아삼 홍차의 비율을 높여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일 뿐 크게 다르진 않다.
오후 티타임을 위한 ‘애프터눈 티’는 디저트 및 식사와 곁들이기 좋게 배합된 홍차다. 브랙퍼스트 티보다 가벼운 게 특징이고 인도와 중국, 아프리카 및 스리랑카의 찻잎을 적절히 배합한다. 향긋함을 더하기 위해 캐모마일(Chamomile)이나 민트(Mint)같은 허브를 섞는 브랜드들도 있다.
‘로얄 블렌드(Royal Blend)’는 영국 왕실에 납품하기 위해 배합한 홍차를 의미한다. 영국 왕실에 홍차를 납품하는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Mason)’이 1902년 에드워드 7세를 위해 처음으로 만든 블렌디드 홍차로 이후 다른 브랜드들도 따라 만들며 유명해졌다. 회사마다 배합 구성이 조금씩 다른 데, 가장 유명한 포트넘 앤 메이슨은 실론 홍차와 아삼 홍차를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의 로얄 블렌드는 꿀 향이 나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으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홍차로 자리매김했다.
여러 가지 향을 입힌
플레이버리 티
찻잎에 레몬, 망고 등의 향을 첨가한 차를 플레이버리 티라고 한다. 향긋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우유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뜨거운 물에 그대로 우려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로는 ‘가향 홍차’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플레이버리 티는 ‘얼 그레이(Earl Grey)’이다. 얼 그레이는 1830년대 영국에서 만들어진 홍차로, 영국 총리였던 찰스 그레이(Charles Grey) 백작이 홍차 상인 리처드 트와이닝(Richard Twining)에게 의뢰한 레시피라고 한다. 당시 귀족들에게 유행하던 중국 홍차와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찻잎에 베르가못(bergamot) 향을 입힌 것이 시초다. 베르가못은 귤속 식물로 레몬과 유사한 상큼한 향과 맛이 특징이다. 꽃 향을 더하는 경우도 있어 소위 ’화장품 맛‘이라고 하는 향긋함을 느낄 수 있다. 홍차 초보자에게는 비추천이다.
얼 그레이는 여러 홍차 브랜드들이 내놓는 플레이버리 티로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트와이닝(Twinings)’의 얼 그레이다. 트와이닝은 얼 그레이를 처음 만든 리처드 트와이닝이 설립한 차 브랜드로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얼 그레이는 워낙 대중적인 홍차이기 때문에 이를 변형한 다양한 플레이버리 티가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레이디 그레이(Lady Grey)로, 역시 트와이닝에서 생산하는 홍차다. 얼 그레이에 오렌지 필과 레몬 필을 섞은 것으로 조금 더 새콤한 맛이 난다. 향긋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홍차이다.
이외에도 사과, 오렌지, 레몬 향을 섞은 플레이버리 티가 있다. 홍차 브랜드마다 주력하는 종류가 다르니 관심이 생겼다면 찾아보자.
지금까지 홍차의 다양한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홍차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이제 실전이다. 영국에 있는 다양한 홍차 브랜드들을 설명하고 영국 여행을 갔을 때 구매하면 좋은 제품들도 선별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글=허유림 여행+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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