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기록적인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씩 걸어서 병원을 출퇴근한 의료진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8일 스페인 전역을 강타한 폭풍 필로메나의 여파로 마드리드에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 상태가 됐다. 8일부터 9일까지 마드리드의 강설량은 50㎝로, 지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큰 폭설로 기록했다고 스페인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에 마드리드 외곽에 자리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인 라울 알코호르는 약 2시간 30분 동안 14㎞에 달하는 눈길 위를 걸어서 출근했다. 교통이 마비됐지만 동료와 근무를 교대하기 위해 끝내 걸어서 출퇴근에 나선 것이다.
그는 현지 카데나 세르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동료 직원들이 24시간이 넘게 일하고 있었다”며 “양심적으로 집에만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스페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알코호르의 사례처럼 직접 걸어서 출근하는 마드리드 의료진들의 이야기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한 의료진들의 이같은 헌신에 살바도르 이야 보건부 장관 역시 트위터로 “의료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연대와 헌신의 사례”라고 밝혔다.
마드리드는 눈이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당장 제설 장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스페인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 병원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기관 직원들은 격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기상 당국은 앞으로 며칠 동안 한파가 들이닥쳐 도로에 쌓인 눈이 얼면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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