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의 집단 감염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에선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12개 주정부가 교도소 수감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키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주정부는 노인,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보다 수감자에게 백신을 먼저 제공할 계획이다. 수감자를 우선하는 일부 주정부의 백신 접종방침을 두고 SNS에서는 흉악범들 실명을 거론하면서 ‘백신 특혜’를 줘선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주 당국은 서둘러 조치를 철회했다.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지난달 3일 기자회견에서 “백신 양은 한정돼 있다. 무고한 시민들이 모두 접종받기 전에 죄수들에게 돌아갈 몫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수정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수감자는 접종 1순위인 의료인력, 입원환자에 이은 2순위였다. 논란 이후 2순위 대상은 70세 이상 노인으로 변경됐고, 수감자의 접종 순위는 뒤로 밀렸다.
범죄자의 백신 접종 순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죄수가 밀집한 교도소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게 의료계 얘기다. 다만 범죄자에게 백신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비판은 계속 이어진다.
뉴저지와 워싱턴 등 5개 주는 이미 수감자 접종을 시작했다. 코네티컷,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는 의료 종사자와 장기입원환자에 이은 2순위 접종 대상으로 수감자들을 지정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효과적 방역을 위해 수감자의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콜로라도대학 생명윤리센터 메튜 위니아 소장은 “끔찍한 범죄자는 백신을 맞을 자격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하지만 지금은 도덕적 논쟁이 아닌 수학 계산을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단 감염자가 많은 상위 15개 사례 가운데 14건은 교도소 및 대학 기숙사에서 발생했다”면서 “수감자들을 외면하면 코로나19 유행 기간이 길어지고 더 많은 사람이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0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교정 시설 수용자 인권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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