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 일본을 모방한 거리가 탄생해 코로나19 사태로 여행할 수 없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 일본 유명 상업 거리인 ‘이치방가이’를 모방한 길이 탄생했다. ‘이치반 거리’로 불리는 100m길이의 이 길은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에 의해 벚꽃 나무로 가득 채워진 ‘일본 감성’ 가득한 거리로 개발됐다.
이치방가이는 일본의 대형 쇼핑 골목으로,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 입구에 위치하는 가장 유명한 쇼핑 거리 중 하나다.
이치반 거리 곳곳에는 일본식 전등이 걸려있고, 건물 간판은 일본어로 쓰여 있다. 신호등, 표지판, 도로 문구 등까지 일본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아스트로보이, 이누아샤, 세일러문 등 중국에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거리에서 네온사인 형태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광둥성의 ‘일본 거리’는 아직 정비중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공식적으로 개방되지 않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소문이 빠르게 퍼져 광둥성 주민들을 포함한 많은 중국인들이 구경하러 몰려들고 있다.
한 20대 남성은 “드윈(틱톡의 중국버전)을 통해 이치반 거리 영상을 봤는데, 매우 인상 깊어 광저우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SCMP에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작년에 일본에 있었다. 이 거리를 거닐다보니 정말 일본의 쇼핑 거리에 와있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광저우 건축디자이너 리 정위는 이 “이국적인” 거리가 근처 광저우, 종산, 주하이 등의 젊은이들을 끌어모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해외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지역 젊은이들이 해외여행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이 거리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리는 최근 중국과 일본 관계가 친밀해져 이 거리가 더욱 유명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젊은 세대 중국인들은 일본 문화와 디자인을 좋아한다”며 “중국과 서양의 갈등 상황과 달리 일본과 중국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거리’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 가능성 및 준법정신 함양 등의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플라워 파머’라는 이름의 카페를 이 거리에 열기 위해 50만위안(약 8600만원)을 투자한 종 광셍은 “거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2,3층의 임대료도 폭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게 주인들은 처음에는 저작권 보호에 대해 무지한 채 단지 유명한 일본 브랜드를 모방해왔다”며 “지난 며칠간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표지판 등을 바꾸느라 바빴다”고 설명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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