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많은 홍콩 승무원들이 새로 택하고 있는 직업이 밝혀져 화제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의 대표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10월 직원 5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지역 항공사 캐세이 드래곤을 완전히 폐쇄하기도 했다.
이에 홍콩에서 일자리를 잃은 승무원 중 많은 이들이 다른 길을 택했다. 상당수 승무원들은 AIA, 푸르덴셜, 매뉴라이프 등 보험사 영업직으로 이직을 하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홍콩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미미했고, 오히려 이전보다 실적이 늘기도 해 직원을 계속 채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밝게 웃으며 손님을 응대하는 승무원들의 서비스 직무 경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푸르덴셜은 작년 12월부터 신규 영업사원으로 항공업계 종사자 출신을 60명 이상 채용했고, 130여명을 호텔 등 호스피탈리티 경력을 보유한 이들로 뽑았다.
캐세이퍼시픽 승무원 출신 푸르덴셜 새 영업사원 유코 웡은 “여행이 좋아 항공사에 취직했는데, 오히려 승무원 시절보다 보험사에 들어온 뒤 더 자주 여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로 이직한 전 캐세이드래곤 승무원 캐시 레이는 “코로나19가 터진 뒤 한 달에 한두 번 비행기에 올랐을 정도로 일이 줄었다”며 “승무원 시절 고객의 요구를 경청하던 습관 및 소통, 팀워크 경험이 보험사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홍콩 시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AIA는 지난해 항공업계 출신자 채용을 5배 이상 늘렸다. 2020년 4분기에는 신입사원의 40% 이상이 은행, 호텔, 관광업계 출신이었다.
AIA 관계자는 “승무원은 다양한 배경과 문화권의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통하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2015년에 입사한 승무원출신 사원 한 명은 재작년 부서 전체 대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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