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떠날 수단으로 세계적인 휴양지 치과에 예약이 쏟아져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가까운 대서양 휴양지인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치과에 최근 들어 한 곳당 많게는 하루에 15명의 아일랜드인 예약이 몰리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예약 날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는 비가 많이 내리고 추운 겨울에 따스한 햇볕을 즐기려는 유럽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관광지다. 이들이 카나리아 제도로 몰려드는 현상은 아일랜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연관이 있다.
아일랜드는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금지하면서 출장, 가족 문제, 질병 치료 목적인 경우에만 출국을 허용하고 있다. 아일랜드 이민국에 따르면 카나리아 제도로 향하는 이들은 출입국 담당자에게 치과 예약 확인서를 제출하며 치료차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동료와 함께 떠나는데, “질병 치료인 경우 동반자와 함께 떠날 수 있다”는 방침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치과 예약 하나로 2명이 함께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과 카나리아 제도 사이에 운항하는 아일랜드 국적 항공사 에어링구스 직항편은 3월 13일까지 예약이 꽉 찼다. 영국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카나리아 제도로 향하는 좌석을 확보하겠다는 광고까지 진행하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의 한 치과 접수 담당자는 RTÉ 라디오에 “주로 10대, 20대 커플들이 매일 5개에서 7개의 이메일로 예약 가능 날짜를 묻고 있다”고 전했다.
‘노 쇼(no show)’로 골치를 앓는 치과들은 선불 결제를 요구하거나 예약을 안 지킨 사람의 신원을 아일랜드 경찰에 넘기겠다고 경고한다.
아일랜드 출입국 관리 당국은 이러한 ‘꼼수 여행’이 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치과 진료 예약이 담긴 이메일 내용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출국을 강제로 막을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하다 적발됐을 때 과태료를 현재 500유로(약 66만원)에서 2000유로(약 267만원)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경찰은 카나리아 제도 외에도 바르셀로나 등 다른 스페인 여행지와 터키, 모로코까지 치과 치료을 핑계로 여행하려는 이들이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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