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흑인 점주에게 가난한 지역 매장만 운영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나와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맥도날드 매장 14개를 소유한 허버트 워싱턴(69)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법원에 맥도날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업계 중 하나인 맥도날드가 흑인이 부유한 동네의 매장 운영권을 갖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흑인 점주에게는 흑인 주민이 다수인 가난한 동네의 낡은 매장만 운영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이러한 맥도날드의 인종차별적 조치로 흑인이 소유한 매장과 백인이 소유한 매장 간 매출 격차가 평균 70만 달러(약 7억7000만원)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1980년 뉴욕주 로체스터에 첫 매장을 사들인 워싱턴은 저소득 지역 매장만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 백인 점주들보다 사업 확장 속도가 느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시간대 육상선수 출신이라 로체스터와 아무 연고가 없었지만, 맥도날드는 흑인이 많은 이곳 외에 다른 선택지는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상대적으로 부유한 로체스터 교외의 매장들을 인수하려 했으나 회사가 개입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해당 매장들은 결국 다른 백인에게 팔렸다고 주장했다.
또 1990년대 후반 오하이오주와 펜실베이니아주로 사업지를 옮겼을 땐 회사 측에서 이전 점주들이 문제를 일으켰던 매장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2011년에는 백인이 주민의 70%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대학가 매장 인수 계약을 완료했으나, 회사의 개입으로 매장이 백인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엔 백인을 위한 시스템과 나처럼 생긴 사람에게 적용되는 시스템이 있다”라면서 “나 같은 점주는 아무리 노력해도 백인 점주만큼 성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워싱턴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가 그에게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수년간 경영실패로 경영난을 맞게 됐다는 주장이다.
맥도날드는 “워싱턴의 매장들은 서비스, 영업, 고객만족, 재투자 등 여러 부분에서 우리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왔다”라면서 “그의 매장 중 일부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 불만이 접수된 곳이기도 하다”라고 해명했다.
맥도날드의 미국 내 매장은 1998년 1만2500여개에서 현재 1만 4000여개로 증가했다. 반면 흑인 점주는 1998년 377명에서 현재 186명으로 반토막 났다.
맥도날드가 인종차별로 흑인 점주들에게 소송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에는 맥도날드 점주였던 흑인 50여명이 회사가 낙후 지역에 매장을 내도록 강요해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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