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기 힘든 확률을 ‘벼락 맞을 확률’이라 부른다. 이보다 더 희박한 확률은 벼락을 맞고도 살 확률이다. 22일 호주에서 한 소년이 등굣길에 벼락을 맞았다. 어깨에 번개 자국만 남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호주 로비나 주립 고등학교 학생인 탈린 로즈(Talyn Rose)는 지난 금요일 등교하던 중 번개를 맞았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등굣길 근처 금속 기둥에 내린 번개가 반사되어 탈린을 덮쳤다. 탈린은 순간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고 한다.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탈린은 “감전 이후에 1분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차 안에 있던 한 학부모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탈린의 어머니 미셸 님모(Michelle Nimmo)는 탈린이 번개를 맞고도 살아남은 이유가 신고 있던 신발 때문이라 주장했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탈린이 신은 학교 신발 밑창이 고무여서 큰 피해가 없었던 것 같다”며 “두꺼운 고무 밑창이 번개를 차단시켜 준 것”이라 말했다. 의사들도 님모의 주장에 동의했다. 번개가 신발 주위를 지나가면서 전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탈린의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다리와 어깨에 리히텐베르크 자국이 생겼다고 전했다. 리히텐베르크 자국(Lichtenberg figure)은 벼락을 맞으면 생기는 흉터다. 핏줄이 터져 적혈구가 모세혈관 밖으로 나오면 타박상과 같은 자국이 남게 된다. 한 번의 번개는 최대 5억 볼트의 전기를 내뿜는다. 주변 온도는 약 2만7천도로 태양 표면보다 세 배 더 뜨거워져 피부를 손상시킨다.
한편 탈린은 그가 입원한 병원 내부에서 ‘번개 소년’이라 불리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지금까지 번개를 맞고 살아난 사람은 처음 봤다”며 신기해했다고 전해진다. 호주 지오그래픽은 길가다 번개에 맞을 확률은 160만 명 중 1명꼴로, 굉장히 특별한 경우라고 보도했다. 그중 전기가 심장을 통과한다면 심장 마비로 사망하게 되는 것이라 전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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