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나루히토(徳仁)의 친조카 마코(眞子) 공주가 23일 생일을 맞았다. 왕실 가족의 일원으로서 마지막 생일이라 외신의 관심이 뜨겁다. 그녀는 26일 일반인 고무로 게이(小室圭)와 결혼해 왕실 자격을 잃게 된다.
30세 생일을 기념해 여동생 카코 공주와 황실 정원을 걷는 모습이 공개됐다. CNN에 따르면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화요일 결혼식을 앞두고 말을 아낀 것으로 해석된다. 마코 공주는 동갑내기 일반인 고무로 게이와 결혼해 현행 규범에 따라 공주 자격이 박탈된다. 일본 왕실은 일반인 남성과 혼인하는 왕실 여성은 지위를 잃고 ‘평민’ 자격을 얻게 되는 원칙을 고수한다. 반대로 왕실 남성이 평민 여성과 결혼할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CNN은 마코 공주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어왔다는 것을 보도하며, 그녀의 결혼식에 대한 일본 국민의 비난 여론을 소개했다. 현 일왕의 남동생이자 마코 공주의 부친인 후미히토 왕세제도 지난 9월 “많은 국민이 납득할 상황이 아니라면 결혼식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일본 내 반응은 싸늘하다. 여론을 의식해 마코 공주는 약 14억 원의 품위 유지비도 거절했다. 일본의 왕실 법은 공주가 일반인과 결혼해 왕실을 떠나면 품위유지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지급한다.
고무로 게이와 마코는 2012년 도쿄국제기독교대학에서 만났다. 1990년대 황실에서 자라 ‘완벽한 왕실의 사람’으로 불린 마코 공주는 흠잡을 데 없는 황실 매너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공주가 2017년 9월 평민과 약혼을 올리자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CNN은 일본 국민이 역사를 상징하는 일왕가에 일반인이 들어오는 것이 순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고무로 게이의 복잡한 집안 문제가 비난의 이유로 거론된다. 고무로는 올 7월 실시된 미국 뉴욕 주 사법시험 합격을 기대하고 있고 이미 뉴욕 주의 법률 사무소에 취직을 내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모친 고무로 가요(小室佳代)가 화제다. 일찍 남편이 자살하고 고무로를 홀로 키운 그녀는 재산이나 특별한 배경이 없다고 추정된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럼에도 엄청난 학비가 드는 도쿄국제기독대학에 아들을 보낼 정도로 씀씀이가 헤프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에 비치는 그녀의 옷차림도 화려하다.
일본 내 비난 여론을 뒤로하고 그녀는 26일 결혼식을 올린다. 이후 고무로 게이가 일할 뉴욕 법률 회사로 근처로 이동해 거주할 예정이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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