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중심가를 양떼가 점령했다. 1000여 마리의 양과 100여 마리의 염소가 24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겨울이 되면 양들을 남쪽으로 이동시키던 풍습을 재현한 ‘양떼이동 축제(Fiesta de la Trashumancia)’다.
1994년부터 매년 열린 양떼이동 축제는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꼽힌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어린 목동들은 망토와 모자, 굽이 높은 전통 신발을 신고 양 1000마리를 몰았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현장은 스페인 민요와 민속 춤을 따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양들을 만질 수도 있다. 구경하던 그라시엘라 곤잘레스(Graciela Gonzalez)는 CNN에 “기막힌 광경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양떼이동 축제는 600년 전 중세시대 목동들의 이동을 재현했다. 목동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따뜻한 남쪽으로 양을 몰았다. 수도 마드리드는 양떼가 이동하던 주요 경로였다. 스페인 왕실은 1418년 공식적으로 이들의 마드리드 시내 통과를 허가해주었고 1000마리당 50코인을 걷었다. 지금도 똑같은 요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목동들은 축제날이 되면 도로를 사용할 권리를 얻게 된다.
600년간 쉼 없이 이어져온 행사는 아니다. 1561년 국왕이었던 필립 2세가 수도를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기며 양들의 이동을 막았다. 1994년 스페인 농업부와 마드리드 관광청이 양들의 이동을 공식적인 축제로 만들며 시민 앞에 다시 나타났다. 올해 28번째 행사를 맞았다.
축제를 보는 누리꾼의 반응은 다양했다. 스페인 언론 유로파 통신(Europa press)의 보도에 한 누리꾼은 “양과 염소에게 악의는 없다”며 통행을 방해한 양떼에 대해 의견을 냈다. 토니 런트(Tony Lunt)는 “축제라고 불리지만 사람 입장에선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교통 체증, 위생 문제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밖에도 “모처럼 재미있는 광경이다, 올해에는 진행해서 다행이다”는 반응도 보였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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