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올해의 노인상’ 수상을 거절했다. ‘나는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나이는 올해 95세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여왕은 19일 영국 잡지 올디(Oldie)가 그녀를 올해의 노인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톰 랭-베이커(Tom Laing-Baker) 왕실 비서관의 편지를 통해서다. 비서관은 “수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자기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늙는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신념을 전했다. 사람의 나이는 자신이 정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다. 올디 매거진은 11월 호 잡지에 이러한 내용의 서한을 사진으로 실었다.
올해 95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국왕들 가운데 가장 오래 살았고 재위기간이 가장 길다. 만 25세이던 1952년부터 69년째 여왕 직을 유지하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기도 했고, 재위 기간 동안 교체된 영국 총리의 수만 14명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런던 서쪽 윈저성에서 세계 경제 지도자들을 위한 연회를 개최하며 건장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올디 매거진은 사회에 특별한 공헌을 한 사람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올디 시상식을 개최한다. 30년간 진행하며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 존 메이저 영국 총리 등 다양한 분야의 위인이 수상했다. ‘올해의 노인상’은 올디 시상식을 대표하는 상으로 2011년 수상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었다. 필립공은 지난 4월 타계했다.
올해의 노인상 외에도 여러 분야의 상이 준비돼있다. 운동선수에게 수여하는 ‘올디 골든 부츠’는 역사상 유일하게 월드컵 결승전에서 3득점을 성공시킨 제프 허스트(Geoff Hurst)에게 돌아갔다. ‘올디 간호 천사’는 쿠마르 다타 부부에게 수여됐는데, 부부는 총 110년의 간호사 경력을 지녔다.
여왕의 거절로 올해의 노인상은 프랑스계 미국인 배우인 레슬리 캐런(Leslie Caron)에게 돌아갔다. 올해 90세이지만 아직도 방송에 출연하는 70년차 배우다. 하지만 11월 호 올디 잡지의 표지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차지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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