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1만) 보를 걸으면 건강이 좋아진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속설이다.
최근 더 정확한 ‘건강한 걸음 수’가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매일 만 보가 아니라 7000보를 걸어야 한다. 7000 걸음과 1만 걸음 사이에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미국 폭스 뉴스는 16일(현지시간) 걸음과 수명 사이 인과관계를 보도했다.
‘하루에 7000보를 걷거나 일주일에 땀나는 운동을 2.5 시간 하면 사망 위험률이 50% 낮아진다.’ 코네티컷 대학 린다 페스카텔로(Linda Pescatello) 스포츠의학 박사 연구팀이 최근 밝혀낸 결과다.
페스카텔로 박사는 10년간 걸음 수와 수명 사이 관계를 연구했다. 2000명이 넘는 중년 남녀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10년간 피실험자들은 걸음걸이 수를 측정하는 기기를 착용한 채 생활하고 매주 상태를 검사받았다. 실험 결과 7000보 이상 걷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이 50~7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보 낭설’을 반박하는 연구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7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연구는 2019년 하버드 대학의 아이민 리(I-Min Lee) 박사가 진행한 실험이다. 70대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매일 5000보 이상 걸었던 집단의 조기사망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약 7500보 걸을 때 가장 효과가 컸다. 다른 연구 결과들도 7000보에서 8000보가 가장 효과적으로 조기사망률을 낮추며, 그 이상의 걸음부터는 추가적인 효과가 미미하다고 발표했다.
어쩌다가 하루 만 보 걷기는 건강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을까.
한 일본 만보기 업체로부터 ‘1만 보 걷기는 건강에 좋다’는 낭설이 시작됐다.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965년 일본 시계 부품 제조업체 ‘야마사’가 걸음 수를 재는 기계를 만들었고, 만보 메타(manpo meter)라고 이름 지었다. 세계 첫 만보기다. 사람들 기억에 각인시키기 위해 사용한 ‘1만 걸음’이라는 문구가 결국 건강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리 박사는 “평소보다 2000에서 3000걸음만 더 걸어라”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성인은 일상생활에서 하루에 평균 5000걸음을 걷는다. 약 2000걸음만 더 채우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00걸음을 거리로 환산하면 약 1.6km(1mile)이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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