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때문에 호주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에서 일어난 ‘두리안 사건’을 보도했다.
현지시간 15일 정오 즈음, 호주 캔버라 소방대가 긴급 출동했다. 한 시민으로부터 “가스 누수가 의심된다”라고 신고가 들어왔다. ‘코 끝을 톡 쏘는 날카로운 냄새’가 캔버라 인근 딕슨(Dickson) 마을에 퍼졌다.
긴급 점검에 나선 소방대원들은 한 시간 만에 악취의 원인을 발견했다. 범인은 다름 아닌 ‘두리안’이다. 마을 한 아시안 과일가게에서 판매 중인 두리안이 온 마을에 고약한 냄새를 풍긴 것이다.
“현장 조사 결과, 두리안이 이번 사건의 범인입니다.” 복귀 후 지역 소방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과일은 온 마을을 뒤덮을 정도로 매우 지독하고 강력한 냄새를 가졌다”라고 덧붙였다.
호주에서 두리안 향을 유독 화학물질 냄새로 오인하는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멜버른 공과대학에서 ‘화학 경고 알람’이 울려 학생들과 교직원 500여 명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원인은 찬장에 놓여있던 두리안이었다. 다음 해인 2019년에는 캔버라 대학교 도서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인원 약 550명이 대피했지만, 통풍구에 놓인 두리안 향으로 판명 났다.
두리안의 호불호는 극명하다.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분명하다. 고약한 악취다. 특유의 달걀 썩은 듯한 역한 냄새를 풍긴다. 미국 유명 셰프 앤서니 보데인(Anthony Bourdain)은 “무덤 속 조상님과 프렌치 키스하는 맛”이라고 평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반면 두리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악취를 견딜만한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달콤한 맛과 크림 같은 특이한 식감은 다른 과일에게서 절대 경험할 수 없다. 또한 정력에도 좋다고 알려져 ‘과일의 제왕(the king of fruits)’으로도 불린다.
여러 매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국가에서는 두리안 향이 낯설기만 하다. 일부 호텔 체인에서 반입 금지 대상에 올랐고, 심지어 싱가포르와 일본에서는 버스 같은 대중교통에서도 반입이 불가능하다.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화학 독극물 냄새로 오인하여 혼란이 빚어질까 봐’ 위 같은 정책이 생겼다고 한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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