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천직을 찾게 된 사람이 있다. 케냐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영국인 펠릭스 로마(Felix Rome)다. 지난달 CNN을 통해 케냐 국립 보호구역의 모습을 공개하며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잘 담는 방법까지 공유했다.
케냐를 처음 방문할 때 그가 맡았던 업무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었다. 케냐의 한 리조트 투숙객들의 여행 경험을 기록하는 일을 담당했다. 고객들의 일정에 동반하며 여행 사진을 찍어주었다. 본래 계획에 따르면 지난 3월 케냐에 도착해 3개월간 마사이 마라 국립 보호구역에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심각해진 코로나19 상황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CNN과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19가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여행객이 줄어 사진사의 일을 못하게 된 그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졌다. “보호구역의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눈에 들어왔고, 지금은 하루에 8~9시간을 덤불에서 그들을 관찰하며 지낸다”고 전했다. 케냐는 현재까지도 오후 10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통행이 금지된 상황이다. 텔레비전, 인터넷 모두 없고 에어컨도 없는 상황에서 있는 건 그와 카메라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케냐에서의 고립생활을 통해 야생에서 동물들과 어울리며 완벽한 한 컷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일생에 한 번뿐인 사파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을 찍는 건 희귀한 경험이다. BBC의 야생 다큐멘터리 ‘빅 캣 다이어리’에 들어갈 사자의 모습도 그로부터 촬영됐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는 데 보내는 사자 무리를 찍으려면 많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마는 CNN과 인터뷰에서 멋진 야생동물 사진을 건지는 방법도 소개했다. 우선 야생동물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 “동물에게 영혼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있다”며 “동물과 눈을 마주치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카메라 줌렌즈를 과도하게 확대하지 말라고 귀띔했다. 동물의 몸체만 나오는 클로즈업 사진도 훌륭하지만, 주위 배경이 나올 때 사진이 더 특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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