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부 서드베리 지역 경매에서 ‘대박’이 터졌다. 30만 원으로 시작한 골동품이 15분 만에 3억 2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골동품의 정체는 무엇일까. CNN 뉴스는 12일 스핑크스 골동품 경매 뒤 숨겨진 이야기를 보도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경매를 진행한 제임스 맨더(James Mander) 씨가 BBC 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영국 한 경매에서 200파운드(한화 30만 원)에 나온 스핑크스 석상 두 점이 15분 만에 19만 5천 파운드(한화 3억 2천만 원)에 낙찰됐다. 무려 시작가의 975배다.
낙찰된 익명의 매수자는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저 석상은 실제 이집트 유물이다”라고 경매자에게 전했다. 경매를 주관한 맨더 경매 회사(Mander Auctioneers)도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제임스 맨더 씨는 CNN 뉴스 인터뷰에서 “정확한 연도를 알 수는 없지만 족히 5000년은 넘는다”라고 전했다.
이집트 석상 두 점은 경매 전까지 판매자에게 애물단지였다. 1미터 크기의 조각상은 이미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그저 그런’ 마당 장식품이었다. 심지어 조각상 하나는 이전 주인이 갈라진 목 부분에 콘크리트 덧칠을 해놔서 이음새가 부자연스럽다. 판매자는 15년 전에 이 석상 두 점을 불과 300파운드(한화 약 40만 원)에 매입했다. 그는 이사를 갈 겸 이 애물단지를 15년 전 구입한 가격의 3분의 2 가격으로 경매에 내놓았다.
이집트 스핑크스 석상이 어쩌다가 영국의 한 시골마을 마당 장식품으로 쓰이게 됐을까.
제임스 맨더 씨는 “아마 18세기 그랜드 투어(Grand Tour) 때 영국으로 들어왔을 것”이라고 CNN 뉴스에 전했다. 그랜드 투어는 18세기 영국 귀족 자제들의 유학 겸 해외여행이다. 당시 영국 상류층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식들을 유럽 대륙으로 유학 보냈다. 영국 유학생들은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대륙을 누비며 유명 학자들과 교류하고 학문을 전수받았다. 일부 철없는 자식들은 연애와 쇼핑에만 몰두했는데, 아마 그 ‘오렌지족’ 유학생들이 이번 석상을 들여왔다고 추정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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