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여행은 한 물 갔다고만 생각했다. 부자들은 개인 제트기를 타고 전세계를 동해번쩍 서해번쩍 옮겨 다니고 초호화 요트를 타고 바다를 누비면서 프라이빗한 여행을 즐긴다. 이런 트렌드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다. 기차야말로 미래의 친환경적 여행 수단이 될 거라는 확신에 찬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 디자이너 티에리 고갱이다.
최근 BBC와 CNN 등 외신들이 앞다퉈 프랑스 디자이너 티에리 고갱이 디자인한 럭셔리 기차를 보도했다. ‘레일 위 궁전’이라는 별명으로 다양한 외신을 통해 보도된 ‘G-트레인’ 내부를 들여다봤다. 4000억원이 들어갔다는 초특급 럭셔리 기차 안은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프랑스 디자이너 티에리 고갱은 전세계 갑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이름이다. 초특급 럭셔리 요트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살아 생전 스티브 잡스의 요트 ‘비너스’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갑부들의 단골 디자이너는 왜 지금 시점에서 ‘기차’에 꽂혔을까.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 앤 레저’는 요트를 전문으로 하던 티에리 고갱이 최초로 기차 디자인에 도전한 배경에 대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이동수단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기차 여행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기차여행을 한 차원 위로 끌어올리게 될 거라는 티에리 고갱의 G-트레인은 모두 14대로 길이 약 400m에 달한다. 열차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4030억원 시간은 최소 2년 반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차가 공개되면서 과연 어떤 갑부가 4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기차를 주문할 지 관심을 모았지만 아직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제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와 스위스 기차업체, 프랑스 유리 제조업체 등과 논의 중이다. 만약 G-트레인이 출시가 된다면 이는 세계 최초 프라이빗 호화 열차가 될 것이다.
티에리 고갱은 CNN 트래블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열차는 단 한 명을 위해 구상됐다”며 “공용열차도 아니고 여객열차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여행은 더이상 속도에 관한 것이 아니다.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보물이다. 요트와 제트기를 넘어 아주 여유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초특급 럭셔리 기차를 타고 주변에 펼쳐지는 풍광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창문은 승객이 직접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창문에 계절별 필터도 추가할 예정이다. 또 옵션으로 식당칸, 체육관을 추가할 수 있다. 고갱은 이러한 옵션들을 ‘장난감 상자’라고 묘사했다. 장난감 상자에는 예를 들어 자동차, 오토바이, 오프로드 차량 등도 실을 수 있다. 고갱은 “G-x트레인은 기본적으로 기차 주인이 원하는대로 구성할 수 있는 무대”라고 컨셉트를 설명했다.
기차 가장 앞쪽엔 스위트룸이 위치한다. 모두 18개 객실과 스파, 정원, 연회장, 갤러리, 음악감상실, 영화상영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G-트레인에는 심지어 행사를 위한 야외 테라스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밤에는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조명이 켜져 기차여행의 낭만을 더한다. 시속 100마일(160km)로 달리는 기차는 바깥 풍경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장치도 지닌다. 버튼 하나로 기차 내부 유리의 모드가 바뀐다. 예를 들어 밖은 하얀 설원을 지나는데 기차 내부는 들꽃이 핀 여름날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
홍지연 여행+ 기자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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