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요트인 ‘슈퍼요트’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속에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요트는 일반적으로 길이 40m 이상의 호화 요트를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 선박 제조업체 페레티(Ferretti)는 올해 1분기에만 56대의 요트를 팔았다. 업체 측은 “판매속도가 환상적으로 빨라져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며 예상치를 벗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요트시장도 초호황이다. 미 플리머스에 본사를 둔 프린세스요트의 CEO 앤터니 셰리프는 FT에 “지난해 여름 첫번째 락다운이 해제된 이후 요트 시장은 봉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이전에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붐(Boom)”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부유층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잡지 보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중개시장을 통해 거래된 슈퍼요트는 20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인 131대보다 60% 가량 많은 수치다. 거래액은 10억 파운드(약 1조5800억 원)에 달했다.
요트 업계의 호황 소식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세계 관광 및 여행 산업이 여전히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FT는 “슈퍼리치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협에서 벗어나 바다 위에서 휴일을 만끽하려 한다”며 “요트 안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요가와 피트니스 수업까지 받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친구나 가족들과 안전하게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요트의 매력 중 하나라고 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뀐 것 또한 요트 구매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감염병과 같은 불가항력적 사건으로 삶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눈앞에 ‘순간’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베네티요트의 CEO 마르코 발레는 “부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부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미래를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순간을 즐기려는 욕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슈퍼요트는 적게는 한 대당 약 40억 원에서 시작해 2000억 원까지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에는 부산 앞바다에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초호화 슈퍼요트가 나타나 화제가 됐었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만들어진 이 요트는 가격만 무려 4000억 원 내외로 추정됐다.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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