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화성에 뒤처진 감이 없지 않지만 ‘달’은 여전히 우주로 가는 첫 관문이다.
그 달에 ‘지구의 생명’을 보관해두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CNN은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해 달 표면에 지구 생명의 씨앗을 보관하는 ‘노아의 방주’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이 ‘modern global insurance policy’라고 명명한 이 계획은 지구상 생명 670만 종의 종자, 포자, 정자, 난자 샘플을 달의 지하 동굴에 냉동 보관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 격감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지구 생명의 유전 물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런 지하 벙커는 이미 지구상에 존재한다. 노르웨이와 북극 사이 스발바르 제도 외딴섬에 약 100만 종자 샘플을 보관하는 벙커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달에서 발견된 지하 동굴은 200여 개나 된다. 동굴은 직경이 약 100m에 달해 태양 자외선과 지표 온도 변화, 외부 운석 등으로부터 종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에너지로 지하 벙커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달에 670만 종 샘플을 수송하려면 로켓을 약 250회 발사해야 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달 벙커 성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도 산적해 있다. 씨앗은 영하 180도, 줄기세포는 영하 195도에서 보존해야 하는데 이 온도는 기반이 되는 금속 자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 또 무중력 상태가 종자 저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아직 없고 지구 기지와의 통신 방법 등도 문제라고 CNN은 전했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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