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캬네스(Reykjanes).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남서쪽으로 약 27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반도다. 이달 초 이곳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지표 아래 흐르는 마그마 움직임이 감지됐고 “분화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전문가들 경고도 나왔다. 다행히 화산 활동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 화산은 지금 당장 폭발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활화산이다.
레이캬네스 화산 지역에서 마지막 대폭발이 일어난 것은 800년 전이다. 당시 지진 데이터 같은 게 남아 있을 리 없기 때문에 그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폭발 직전 어떤 현상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는 없다. 다만 최근 이 지역에서 수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불행한 ‘전조’일 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염려하고 있다.
13세기 이후 레이캬네스 반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지표면 아래 뜨거운 지열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기지로 각광받기도 했다. 지하 2.7km에서 끌어올린 지하수에서 뜨거운 증기를 추출해 에너지로 사용하고, 물은 해수로 식힌 다음 인근 시설 온수로 활용하고 있다. 화산암과 검정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아이슬란드 관광지인 ‘블루 라군’도 이런 지열을 활용한 스파이다. 미네랄과 규소, 각종 해조류로 인해 블루 라군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운명의 여신이 다시 잔인한 미소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일까. 지난 2019년 말부터 레이캬네스 반도 지역에는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에는 리히터 규모 5.7 지진이 발생했다. 3월 5일에는 1주일에 무려 1만 7000여 회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땅의 모양이 변하기 시작했고 마그마가 지표를 향해 상승하고 있다는 신호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화산은 폭발하는 것인가!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은 심각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지난 2010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분화로 고온의 화산재 기둥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 이로 인해 유럽 하늘이 화산재로 뒤덮이는 대혼란이 발생했다. 화산재로 비행기 엔진이 고장 날 수 있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유럽 영공이 폐쇄되기도 했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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