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이 목숨을 잃은 이탈리아 케이블카 추락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어린이 생존자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에서 발생한 케이블카 참사에서 5살짜리 남자아이, 에이탄 비란이 유일한 생존자로 확인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락 시 아이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의료진은 “아버지의 본능적인 포옹으로 에이탄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에이탄은 이번 사고로 아버지 아미트(30)를 포함해 어머니, 남동생, 조부모 등 5명의 가족을 잃었다. 에이탄은 현재 다발성 골절상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인 아미트는 가족과 함께 밀라노 인근 파비아에서 거주 중이었다. 아미트는 의대생으로 낮에는 공부를 하고, 밤에는 경비원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의 부모가 아들 가족을 보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날아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날 케이블 카에는 아미트 일가를 비롯해 45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커플과 6살 아이와 그 부모 등 15명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에이탄을 제외한 14명은 모두 숨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 23일 정오쯤 마조레 호수를 낀 피에몬테주 스트레사 시내에서 출발한 케이블카에서 발생했다. 당시 케이블카에는 탑승 정원(35~40명)의 절반을 밑도는 인원이 탄 상태였다.
1491m 정상을 향해 가던 케이블카는 목적지를 약 100m 앞둔 지점에서 갑자기 와이어에 문제가 생겼다. 와이어가 끊어지며 케이블카가 뒤로 후진하기 시작했고, 철탑에 부딪힌 뒤 보조케이블에서도 이탈해 아래로 추락했다. 이후 케이블카는 2~3바퀴를 구른 뒤 나무와 충돌하고서야 멈춰 섰다.
이 충격으로 탑승객 상당수는 케이블카 밖으로 튕겨나갔다.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한 산악구조대원에 따르면 케이블카 안에는 5명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모두 산비탈 나무 사이에서 발견됐다.
현재 수사 당국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당시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는 비상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하며 멈춘 것을 고려해, 유지·보수 부실 등에 따른 과실치사 혐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1년 이상 멈춰 있다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2016년에 걸쳐 유지·보수 작업이 있었다. 와이어 정밀 점검은 작년 11월이 마지막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해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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