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60명을 태우고 시속 150km로 달리던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 기관사가 면허도 없는 차장에게 운전을 맡긴 채 자리를 비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시즈오카현 아타미~미시마 구간을 달리던 신칸센 열차를 운전하던 기관사 A씨(36)는 심한 복통을 느꼈다. 당시 160명의 승객을 태운 신칸센은 시속 150km로 달리고 있었다.
A씨는 참다못해 차장에게 기관실을 맡기고 승객칸 화장실을 다녀왔다. 손님들의 승·하차 등 객실 관리가 주 업무인 차장은 면허도 없었다. 이런 차장에게 기관실을 맡긴 신칸센은 3분을 달렸다.
다행히 이 신칸센 열차는 사고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A 씨는 “열차 시간이 지연될까봐 출발 전 화장실을 들르지 못했고, 인근역에 정차할 수도 없었다”라며 “무책임한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일본 철도회사 JR 센트럴에 따르면 신칸센 기관사가 승객이 탑승 한 상태에서 조종석을 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R센트럴은 공식 사과 성명을 내 “직원 교육, 운행 안전 수칙을 강화하겠다”라며 “기관사 A씨와 차장을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기관사가 이처럼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한 것은 일본 열차의 엄격한 정시 출발, 정시 도착 원칙 때문으로 풀이했다.
일본에서는 열차가 시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사과 성명을 내는 일이 종종 있다. 해당 기관사도 시간 지연에 따른 처벌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JR 센트럴은 2018년 승강장에 승객이 없다는 이유로 츠쿠바 특급열차를 20초 일찍 출발시켰다가 비슷한 사과 성명을 냈다. 2005년 효고현 통근열차에서는 도착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기관사가 무리하게 속도를 올려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사고가 발생했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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