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번졌던 유럽에서 통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몇몇 국가들은 강력한 봉쇄 조치와 신속한 백신 접종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아직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데도 섣불리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럽은 지난해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잇달아 봉쇄 조치를 해제하다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바 있다.
영국, 이제 ‘희망’을 말하다
올 초만 해도 하루 확진자 수 6만 8000명을 기록하던 영국은 신속한 백신 접종 덕분에 2월 이후 상황이 급호전되고 있다. 여전히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500명 정도 발생하고 있지만 감소세가 확연하다. 이런 자신감으로 영국은 유럽연합(EU) 국가보다 봉쇄 조치를 빨리 해제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레스토랑 테라스석, 쇼핑센터, 미용실, 스포츠 시설, 스파, 도서관, 수영장 등 영업 재개를 허가했다. 가족이라면 국내 여행도 가능하다. 이달 17일부터는 레스토랑 실내 좌석, 호텔, 박물관, 극장 영업도 재개될 예정이다.
최악 단계에서 벗어난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한때 인구당 확진자 수가 세계 최고일 정도로 악명 높았던 나라였다. 하지만 강력한 봉쇄 조치와 백신 접종 효과로 2월부터 확진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하루 1만 3000여 명에 달했던 확진자 수는 최근 500명대로 줄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쇼핑센터, 카페, 레스토랑, 극장, 학교 문을 잇달아 열었고 최근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비상사태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슬아슬 프랑스
4월 초 봉쇄 조치에 들어간 프랑스는 지난달 말 초등학교 통학을 재개한데 이어 3일부터 중·고교 통학도 시작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국민 연설을 통해 3일부터 집에서 반경 10km 넘는 곳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오는 19일부터는 8개월이나 강제 휴업에 들어갔던 레스토랑의 테라스 영업이 재개되고, 각종 문화시설 영업도 반년여 만에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 9일부터 레스토랑과 카페 실내 좌석, 스포츠 시설도 개방된다. 하지만 프랑스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아직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명 넘는 날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스위스, 아직 시기 상조인데…
아직 위험한 단계인데 봉쇄 조치를 풀어 불안감이 커지기도 한다. 스위스가 그런 나라다. 스위스는 지난달 19일부터 조건부로 레스토랑 테라스석과 영화관, 스포츠 시설 등의 영업 재개를 허가했다. 하지만 스위스 감염재생산지수는 1.04로, 1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스위스 언론에 따르면 제네바 대학 글로벌 헬스 연구소 등 주요 연구기관에서 스위스의 완화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벨기에는 병상도 부족
벨기에도 지난달 19일부터 학교 통학을 재개했다. 26일부터는 예약 없이 쇼핑할 수 있게 했고 미용실, 에스테틱 살롱 등 영업도 재개했다. 벨기에는 5월에도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해 6월에는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벨기에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단계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 이웃 독일로 환자를 이송할 정도였다.
이탈리아의 결정은 과연?
이탈리아는 전국 15개 지역에서 지난달 26일부터 레스토랑 테라스석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금지한 지 6개월 만이다. 밤 10시 이후 통행금지는 계속되고 있지만 3일부터는 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영화관, 극장 영업도 재개한다. 다만 아직도 코로나 상황은 불안정하다. 감소 추세이긴 하나 지난달 28일 현재 신규 확진자 수 1만 3000여 명에 달한다. 이탈리아 감염병 전문가는 최근 완화 조치에 대해 “역사적으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확산세에도 완화 결정한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지난달 말 3개월간 시행된 통금을 해제했다. 아울러 바와 레스토랑 역시 야외 좌석에 대해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정오부터 저녁 6시까지 영업 재개를 허가했다. 고교, 대학 등 수업도 점차 정상화 쪽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4월 23일 현재 감염재생산지수는 1.08로 여전히 확진자는 느는 추세다. 사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봉쇄 조치를 연정할 계획이었으나 재계와 국민들 압력으로 완화를 결정했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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