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붐벼서, 테러가 일어나서, 자연 재해 등. 세계 곳곳에는 다양한 이유로 임시, 혹은 영구적으로 문을 닫은 관광지가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갖가지 이유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세계의 ‘잘나가던’ 여행지를 소개했다.
1. 태국 ‘호랑이 절’ – Wat Pha Luang Ta Bua Yanasampanno
‘호랑이 절’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한때 호랑이와 사진을 찍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관계자들은 이곳을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고 주장했지만, 2016년 호랑이에게 부적절한 약물을 투입하고 상업적 이익을 위해 호랑이들을 학대한 점, 불법 영업 사례 등이 밝혀졌다. 수사 중 경찰은 냉동실에 방치된 호랑이 40마리의 사체를 발견했고, 이 사실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은 호랑이 절은 결국 폐업했다.
2. 영국 ‘브라이튼 웨스트 피어’ – Brighton West Pier
20세기 초 영국 해안 지대에는 100개가 넘는 부두가 생겼지만, 현재는 반토막 났다. 1866년 오픈한 이곳은 1975년 안전상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후 잇따른 폭풍우로 점차 부분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해 급속히 황폐해졌다. 이곳을 다시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2003년 방화범에 의해 두 번의 화재를 겪은 뒤 이전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채 방치되고 있다.
3. 프랑스 ‘라스코 동굴’ – Lascaux Cave
1940년 4명의 10대 청년들이 발견한 이 동굴은 유명 관광지로 거듭났다. 하루에 2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열, 습기, 미생물 등으로 동굴 안의 석기 시대 그림들이 손상돼 결국 1963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후 1994년 남프랑스 지역에서 고대 예술이 담긴 동굴(쇼베 동굴-Chauvet Cave)이 또 발견되자 처음부터 철저히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등 국가 최고 수준으로 이곳을 보호하고 있다.
4. 볼리비아 ‘챠칼타야 빙하’ – Chacalataya glacier
현지인들에겐 생수 공급원으로, 관광객들에겐 세계서 가장 높은 스키장으로 사랑받은 이곳. 1만 8000여 년 동안 간직해온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2009년 완전히 녹아버렸다. 빙하가 사라져버린 이곳의 이름 역시 ‘빙하’(glacier)를 뺀 ‘챠칼타야’(Chacaltaya)로 단축됐다. 비슷한 사례로 아이슬란드의 Okjokull 역시 온난화를 이기지 못하고 빙하가 녹아버려 ‘빙하’라는 의미의 ‘jokull’을 뺀 ‘Ok’로 지명을 바꿔야 했다.
5. 일본 ‘걸리버 왕국’ – Gulliver’s Kingdom
후지산 자락의 놀이공원이었던 이곳은 1995년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하는 테러를 저지른 일본 진흥종교단체 옴진리교의 본부가 있던 곳에 지어졌다. 또 ‘자살의 숲’으로 불리는 아오키가하라와도 가까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부정적으로 낙인찍혔다. 불길한 기운이 멤돈다는 여론에 못 이기고 이 놀이공원은 2007년 문을 닫게 됐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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