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복수심이 사후까지 이어진 것인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이 남편인 리베로의 작품 가격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자화상이 경매에 나온다. 거래 가격은 3천만달러, 한화로 따지면 무려 353억원이 예상된다. 작품 이름은 ‘디에고와 나(Diego y yo)’로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자화상이다. CNN은 이번 경매로 프리다 칼로가 중남미 예술가 중 최고가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녀가 죽기 5년 전에 남긴 ‘디에고와 나’는 남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의 얼굴을 그녀 이마에 그려 넣은 것으로 유명하다. 칼로와 리베라는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그녀보다 21살 연상이었던 리베라는 남다른 여성 편력으로 결혼 후에도 외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을 그림으로 승화시켜 칼로 자신만의 화풍이 탄생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경매에 오른 ‘디에고와 나’의 가장 큰 특징은 남편 리베라의 눈이 3개로 그려진 점이다. 세계적인 경매 전문 기업 소더비(Sothebys)는 칼로의 친구이자 영화 배우였던 마리아 펠릭스와 리베라의 삼각관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칼로의 눈에 흐르는 눈물은 남편과의 고통스러운 관계를 보여준다.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남편 리베라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멕시코 유명 화가이자 남편이었던 리베라를 사랑한 칼로는 마지막 자화상을 통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드러냈다.
유년기 때 소아마비를 앓고 18살에 큰 교통사고를 겪어 다리를 못쓰게 된 칼로는 누워서 그림을 그린 게 생활의 전부였다. 침대 위에 설치된 전신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담기 시작해 멕시코를 대표하는 자화상을 수도 없이 남겼다. 남편과의 불화로부터 시작된 사회 혁명에 대한 관심은 공산당 입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녀가 갱신한 중남미 예술계 최고가 기록은 남편 리베로의 작품이었다. 이전까지 최고가였던 리베로 작품의 가격은 115억 원이다.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은 올해 11월 경매 전까지 10월 7일에서 11일, 홍콩에서 전시되고 22일부터 25일은 런던에서 대중에게 공개된다. 또 경매 직전에는 뉴욕에 출품될 예정이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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