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로아티아 해안에서 발견된 한 정체불명의 여성이 수사당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현지 주민 신고로 해안 바위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름도 국적도 모두 잊어버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보도했다.
지난 12일 크로아티아 외딴섬 솔린(Soline) 해안 날카로운 바위틈에서 한 여성이 구조됐다. 한 낚시꾼 부부가 멀리서 그녀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처음에 발견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다음날까지도 같은 곳에 서 있자 섬뜩함을 느껴 경찰에 전화했다. 구조 당시 그녀 얼굴에는 상처와 멍이 가득했다.
사고를 두고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그녀가 발견된 솔린 섬 북부 해안은 ‘사람은 못 오는 곳’이라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경찰청 홈페이지에 “그곳에서 발견되었다는 게 가장 의문이에요. 바위가 신발 밑창을 뚫을 정도로 날카롭거든요”라며 “거기는 곰 또는 멧돼지들이나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녀를 처음 발견한 부부도 도저히 해안에 다가갈 수 없어 경찰을 불렀다고 진술했다. 출동한 경찰도 길이 험해 차를 두고 3km나 더 걸어가야 했다.
그러나 의문의 그녀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녀는 본인 이름도 국적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왜 이곳에 왔는지도 전혀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분증과 핸드폰도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정체불명의 그녀 기억을 되찾기 위하여 구조 당시 사진을 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나이는 60세 전후로 추정되며 키는 162cm이다. 크로아티아어는 전혀 할 줄 모르지만 영어는 완벽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썼다.
정체불명의 그녀는 며칠 밤을 해안에서 지낸 것으로 추정되며, 구조 당시 매우 지쳐있어 물조차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 다행히 현재 크로아티아 항구도시 리예카(Rejeka)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치료 후 신상정보 및 보호자를 찾을 때까지 현지 사회복지단체에서 지낼 예정이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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