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기만 하면 정자 생성이 중단되는 남성 피임도구가 발명됐다. 의자 형태로 생겨 엉덩이를 대고 앉으면 피임이 진행된다. 가전업체 다이슨 사의 회장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이름을 본 딴 ‘제임스 다이슨 디자인 어워드 2021’ 독일 수상작이다.
이번에 발명된 남성용 피임기구 이름은 ‘코소(Coso)’다. 세계 최초 초음파 피임도구다. 기기 안에 물을 채워 온도를 높인 후 고환을 적시면 된다. 물 안에 초음파가 정자 생성을 방해해 사용 2주 후부터 피임효과를 볼 수 있다. 효과는 2개월간 유지된다. 영국 디자인 전문 잡지 디즌(Dezeen)에 따르면 코소 제작자 와이스(Weiss)는 “어떠한 신체적 개입이나 통증, 부작용이 없는 ‘사용자 친화적’ 피임법을 제공한다”며 “직관적인 디자인과 편리함이 코소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와이스는 코소 개발에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여성용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던 그녀는 자궁경부암 초기 진단을 받아 다른 피임 방법을 찾아야 했다. 2012년 미국 노스캐롤라니아 의과대학이 초음파를 이용해 쥐의 정자수를 0으로 만들었던 연구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적당한 남성 피임법이 없었고 피임은 남녀 모두의 문제”라고 발명 동기를 밝혔다.
쥐의 실험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지만 인간 남성에 대한 임상실험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참가자 422명을 모집해 제품 디자인의 우수성 입증은 마쳤지만 정자 생산 중단 효과가 2개월간 지속되는지, 인체에 다른 부작용은 없는 지를 판단할 검사는 남아 있다. 와이스는 코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도 진행돼야 한다”고 앞으로 일정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발표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영국 제임스 다이슨 재단이 수여하는 상이다. 2007년부터 수상을 시작해 매년 국제 학생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를 발표했다. 인류 공통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공조한 발명품에 상을 주어왔다. 독일 국내전에서 우승한 코소는 10월 13일에 발표되는 국제무대 최종 선발전에 오른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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