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주는?
미국 재테크 사이트 ‘Wallethub’는 매년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주(Happiest States in America)’를 발표한다. 1위는 거의 하와이가 차지하곤 했다. 연중 따뜻한 기후와 천혜의 자연경관, 맛있는 음식과 와이키키 파도를 타고 즐기는 서핑을 당할 곳이 과연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2020~2021년은 미국 역시 격동의 시기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는 와중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그들의 ‘행복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 어떻게 달라졌을까?
2021년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주 순위는 31개 항목별로 점수가 계산된다. 올해는 새롭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목이 추가됐다. 물론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등으로 각주 실업률도 영향을 받았는데, 이런 상황도 감안됐다.
몰몬교도가 개척한 ‘유타’가 행복도 1위
그 결과 2021년 행복한 주 1위는 종합 점수 72.94점을 획득한 유타였다. 2위는 미네소타(67.52점)가 차지했다. 2020년 1위 하와이는 66.16점으로 3위로 하락했다. 4위는 캘리포니아(63.82점)였다. 5위 노스다코다(63.25점), 6위 사우스다코타(63.08점), 7위 아이다호(62.51점) 등 4~7위를 공화당 주들이 차지한 것이 이채롭다.
그렇다면 최하위의 불명예는 어떤 주가 가져갔을까? 만년 꼴찌 웨스트버지니아(34.05점)가 올해도 가장 불행한 주에 이름을 올렸다. 49위 아칸소(37.47점), 48위 루이지애나(38.88점), 47위 미시시피(39.90점) 등 주로 남부 주들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행복도 1위를 차지한 유타는 미국 서부 내륙에 있는 주다.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하다. 주도는 솔트레이크시티. 특히 미국 내 다른 어떤 주보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곳이라 ‘가장 행복한 주’라는 타이틀이 맞는지 의아하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타는 몰몬교 신자들이 만든 주다. 지금도 몰몬교도들 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이다. 월드 아틀라스에 따르면 유타주 몰몬교도 비율은 주 인구의 67.7%에 달한다. 유타주 상원 의원이자 2012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미트 롬니도 몰몬교도다.
그렇다면 유타 주민 행복도 1위는 종교적인 것에서 찾아야 할까? Wallethub 평가항목을 봤다. 유타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 항목에서 9위 △근무 환경 1위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31개 하위 항목 중에서 △스포츠 참가율 △적은 근무시간 △자원봉사율 △낮은 이혼율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이런 순위를 종합해 보면, 유타 주민들은 종교적 커뮤니티 의식이 강하고 적극적으로 자원봉사에 참가하며 가정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반면 ‘꿈의 섬’으로 불리는 하와이는 3위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코로나다. 이동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하와이 경제를 지탱하던 관광업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높은 실업률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적 정신적 불안감이 커졌다. 이는 순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하와이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 항목에서 매년 1위를 지켰으나 올해는 8위로 급락했다. 반면 유타는 관광을 업으로 삼는 주가 아니어서 코로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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