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72)의 작품세계를 보관한 전용 도서관이 생겼다. 일본 와세다 대학은 무라카미 친필 원고와 음반, 약 50개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 등 자료 1만여 점을 모아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도쿄에 위치한 와세다 대학은 무라카미의 모교다. 도서관 입장은 무료이지만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10월 1일부터 하루 120명씩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예약제를 시행한다.
일본 건축가 쿠마 켄고가 지은 도서관은 무라카미가 대학 시절 공부하던 건물을 리뉴얼한 것이다.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쿠마 켄고는 “무라카미의 소설이 평범하게 보이는 내용일지라도 읽다보면 빠져드는 ‘터널’ 같은 매력이 있는 것처럼 이 도서관도 그런 매력을 갖게끔 지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물은 지하1층, 지상1, 2층으로 구성되어 무라카미 문학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도서관이 무라카미의 문학 인생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고 평가했다.
지하1층은 와세다 대학생이 운영하는 카페로 책과 커피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무라카미가 소설가가 되기 전 그의 부인과 운영하던 재즈 카페 <피터캣>에 비치된 그랜드 피아노를 가져다 놓았다. 지상 1층 라운지에는 무라카미가 기증한 작품 원본, 해외 번역본이 비치되어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지하1층과 라운지를 잇는 계단이다. 빼곡히 책이 꽂혀있는 책장들 사이로 계단이 있어 계단에 앉아서도 책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개관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라카미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문학관이 문을 열게 돼 긴장된다”며 “젊은이들이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교류하고 생각을 펼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949년에 교토에서 태어나 68년 와세다 대학 연극과에 입학한 그는 일본 현대문학의 중심이자 2016년에 안데르센 문학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소설가다. 『1Q84』 『노르웨이의 숲』 『일인칭 단수』 등 40년에 걸쳐 베스트셀러들을 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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