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한 차고지에 ‘바퀴 달린 정원’이 들어섰다. 차고지에 주차된 수백 대의 택시 지붕에 미니 정원이 조성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태국의 한 택시 조합이 차고지에 방치된 택시 지붕에 채소를 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태국의 수도 방콕에는 인적이 드물어졌다. 이에 따라 방콕의 택시 기사들이 택시를 두고 고향에 내려가 머무는 일도 많아졌다. 파산의 위기에 처한 라차프룩과 보보른 택시 조합(The Ratchapruk and Bovorn Taxi)은 택시 지붕 위에 대나무 틀을 얹고 검은 비닐 봉투를 이용해 정원을 만들었다. 토마토, 오이, 콩 등 다양한 작물 씨앗을 심었다. 조합의 경영자인 타파콘 아사왈렛쿨(Thapakorn Assawalertkul)은 AFP와 인터뷰에서 “이 정원은 힘든 시기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정부에 항의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회사 직원들의 생계를 돕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태국의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는 8월 중순 2만3400명을 정점으로 최근 며칠간 1만5000명대를 맴돌았다. 관광이 주수입인 태국에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자 운수업계의 적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방콕 거리를 운행하는 택시는 약 500대만 남아있으며 2500대는 운전자 없이 도시 여러 곳에 방치돼 있다. 타파콘은 “여러 해 동안 정치적 혼란을 겪은 태국이고, 2011년 대홍수도 있었지만 사업이 이렇게 엉망인 적은 없었다”며 “택시 구입으로 생긴 대출 빚을 감당하기 위해서, 작황이 좋아지면 채소들을 시중에 판매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태국 언론인 프래빗 로자나프룩(Pravit Rojanaphruk)이 공유한 ‘택시 정원’ 게시물에 태국 누리꾼들은 여러 반응을 보였다. “똑똑한 방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택시 공동묘지에 정원이 생긴 것 같다”는 댓글도 있었다.
태국 정부는 고사 위기인 관광 산업 부활을 위해 다음 달부터 방콕을 포함한 5개 지역을 외국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관광 산업에 다시 활기가 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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