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폐막한 도쿄 2020 올림픽에서 뜨거운 논란이 된 ‘골판지 침대’가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병상으로 탈바꿈했다. 뉴욕포스트는 일본의 치솟는 코로나19 감염률로 병상이 부족해진 의료 시설에서 골판지 침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난 5일 패럴림픽이 마무리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골판지 침대를 제작한 도쿄 올림픽 파트너사 에어위브(Airweave)의 사장 모토쿠니 다카오카 회장은 “올림픽이 1년 연기된다고 들었을 때, 만들어놓은 침대들을 또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약 800개의 골판지 침대는 일본 오사카현의 코로나 경증 환자 병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사카현은 9월 1일 이후 일본 내 일일 확진자 수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나머지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철도회사에 기부되었고 아동단체가 지역 아동들에게 제공할 침대, 승무원 낮잠용 침대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골판지 침대는 도쿄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머문 ‘올림픽 빌리지’에만 1만8000개가 설치됐었다. `환경올림픽`을 내세웠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침대가 2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고 대회 후에는 재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실제로 침대에 사용된 골판지는 해체 후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또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방 안 어디서도 자유롭게 움직여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시작된 후 많은 논란이 뒤따랐다. 선수들 간의 무리한 성관계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는 소문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친형이 사장으로 역임한 제조 회사와의 유착 때문이라는 의문이 잇따랐다.
미국 장거리 달리기 대표 선수인 폴 첼리모(Paul Kipkemoi Chelimo)는 “누군가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서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출신 야구선수 9명이 동시에 침대에서 점프해 침대가 부서지는 영상도 이목을 끌었다. 그들은 “침대 내구성을 실험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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