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에 숨어서 4000마일(약 6437㎞)을 여행한 도마뱀이 있다. 영국 매체 BBC는 10일 리사 러셀(Lisa Russell)이 휴가를 끝내고 요크셔주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후 도마뱀붙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짐가방을 풀자 그녀의 속옷 안에 있던 도마뱀붙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러셀은 남미 카리브해 섬 바베이도스(Barbados)에서 휴가를 보내고 영국 요크셔주 남부 도시 로더럼(Rotherham)으로 돌아왔다. 휴양지에서 따라 붙은 도마뱀이 그녀가 대서양을 횡단할 동안 함께 있었던 것이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셀은 “날이 너무 더워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여행가방 제일 위에 놓아둔 속옷에 숨어있어 용케도 살아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의 속옷 레이스도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4시간 동안 앉아있었지만 수백만 개의 섬모가 달려있는 발바닥 덕분에 레이스를 찢지 않고 안정적으로 붙어있을 수 있었다.
러셀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동물 보호 단체, 영국 왕립 동물학대 방지협회(RSPCA) 대표는 “도마뱀붙이가 속옷에 숨어 대서양을 횡단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또 파견된 조사관 산드라 드란스필드(Sandra Dransfield)는 이 도마뱀이 영국 토종의 도마뱀이 아니기 때문에, “비행 중에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영국의 기후에서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에 방사하는 것은 불법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현재 이 도마뱀의 이름은 ‘바비’로 정해졌다. 그의 고향인 카리브해 섬 바베이도스와 유명 인형 브랜드 바비를 본따 만든 이름이다. 파충류에 속하는 도마뱀은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RSPCA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온난 다습한 아열대 지방에 살았던 바비를 위해 특별한 보호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라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권 없이 대서양을 건넜다고?”, “이민자의 새로운 이민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응큼한 도마뱀”이라며 수많은 댓글을 남겼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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